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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들’ 모티브된 모친 살인사건…영화와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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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들’ 모티브된 모친 살인사건…영화와 어떻게 다를까

뉴스1입력 2019-05-25 10:46수정 2019-05-2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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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서울중앙지법서 열린 국민참여재판
존속살해·방화 무죄…상해 유죄로 징역 3년 선고
© 뉴스1

최근 개봉한 ‘배심원들’은 모친 살해를 시인했던 피고인이 법정에서 결백을 주장하고 이에 대한 재판부와 배심원들의 판단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에서는 이 사건이 첫 국민참여재판으로 나오지만, 실제 첫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 2월 대구지법에서 진행된 강도사건이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처음 열린 국민참여재판도 영화 소재와는 다르다.

25일 법원 등에 따르면 ‘배심원들’은 지난 2008년 10월 서울 성북구에서 발생한 존속살해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하던 조모씨(당시 24세)는 어머니 A씨로부터 자주 꾸중을 들었고 매일 술을 먹거나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드는 모친과 자주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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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1일 오전 PC방에 있다가 귀가한 조씨는 이미 수면제를 많이 먹은 것으로 보이는 A씨로부터 계속해서 수면제를 더 달라는 요구를 받자 심하게 다투기 시작했다.

조씨는 A씨와 다투다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하고 집에 불을 질러 화상성 쇼크로 어머니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조씨가 A씨를 살해하기 위해 불상의 방법으로 안방에 있던 자신의 침대와 거실에 있던 비닐 소파 등에 불을 붙였다”며 공소를 제기했다.

조씨는 “사건 당일 수면제 여러 알을 먹고 잠이 들었을 뿐 집에 불을 지른 사실이 없다”고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그해 처음 제도가 시행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이 받기를 원할 경우 열린다. 배심원들은 법정 공방을 지켜본 뒤 피고인의 유무죄에 관한 평결을 내리고 적정한 형을 토의하면 재판부가 이를 참고해 판결을 선고하게 된다.

한 번의 공판준비기일 절차를 거치고 같은해 12월22일 시작된 재판에는 13명의 증인이 채택됐고 사흘째인 24일 새벽 조씨에 대한 선고가 이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한양석)와 배심원들은 고의가 아닌 화재의 발생가능성, 조씨 외 다른 사람에 의해 불이 났을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방화가 추정되지만 현장에서 발화에 사용된 물건이나 인화물질이 발견되지 않았고 담뱃불에 의한 실화가능성이나 누전 등 사고에 의한 화재발생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조씨와 A씨 모두 사건 당일 담배를 피웠던 사실이 인정됐다.

또 “조씨가 불을 질렀다면 A씨가 진화를 시도하거나, 소리를 질러 구조를 요청하거나, 집밖으로 도망쳐 나오는 등 어떠한 방법으로든 이에 대응했을 것”이라며 “A씨에 의한 방화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조씨는 존속살해와 현존건조물방화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배심원 중 6명은 무죄의견, 3명은 유죄의견을 냈다.

다만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들의 진술, 어지럽혀진 집안 상태 등을 근거로 조씨가 A씨를 다치게 한 것은 인정된다고 판단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존속상해 혐의에 대해서는 배심원 6명이 유죄의견, 3명이 무죄의견을 냈다.

이후 조씨는 항소해 2심에서는 형량이 징역 2년으로 줄었다. 조씨의 상고로 재판은 대법원까지 넘어갔지만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1심 국민참여재판 2267건 중 배심원 평결과 재판부 판결이 일치하는 비율은 93.2%다. 평결과 판결이 일치하지 않은 155건은 대부분 배심원이 무죄 평결을 했으나 재판부가 유죄로 판결한 사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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