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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키며 장거리 주행… ‘고속도로 수소충전소’로 두토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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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키며 장거리 주행… ‘고속도로 수소충전소’로 두토끼 잡다

김지현 기자 입력 2019-05-03 03:00수정 2019-05-03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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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미래다]<9> ‘수소 하이웨이 시대’ 여는 효성
자난달 18일 조원준 한국도로공사 과장이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안성휴게소에 새로 만들어진 효성의 수소충전소에서 수소차를 충전하고 있다. 효성 제공

지난달 18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면 안성휴게소에 설치된 효성의 수소충전소.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인 ‘넥쏘’를 세우고 충전 노즐을 꽂자 고압의 수소가스가 빠르게 충전되기 시작했다. 충전을 시작한 지 2분도 안 돼 수소 1.396kg이 채워졌다는 안내가 떴다. 가격은 1만2285원. 조원준 한국도로공사 과장은 “수소 1kg을 충전하면 100km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며 “최신 휘발유 차량과 비교해도 연료소비효율(연비)이 3분의 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지난달 12일 안성휴게소 등 고속도로 휴게소 4곳에 처음으로 수소충전소를 열었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 2030년까지 전국 수소차를 63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의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수소차가 본격적으로 달리기엔 충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 한국보다 먼저 ‘수소경제 시대’를 선언한 일본은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도쿄 도심에만 14곳, 전국적으로 113곳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중국도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야심 찬 계획 아래 2030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0곳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올해 안에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 70여 곳의 충전소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에 국토부와 도로공사도 우선 올해 안에 고속도로에 수소충전소 10곳을 만들기로 하고 본격적인 ‘수소(H2) 하이웨이’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 14곳에 불과한 수소충전소를 2022년 310곳, 2040년 120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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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과장은 “수소차 도입에 적극적인 울산과 경남 창원에서 수소차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고속도로 충전소가 없어 장거리 주행을 꺼리는 사람이 많았다”며 “고속도로 수소충전소가 확충되면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장거리 운전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수소충전 시장 1위 업체인 효성은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휴게소 4곳의 수소충전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안성휴게소 외 나머지 3곳도 상반기(1∼6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효성이 수소충전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건 가스의 압력과 온도를 다루는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를 700bar(바) 이상의 고압으로 압축 및 충전하려면 온도와 압력 제어 기술이 핵심인데 효성은 50년간 중공업 사업을 하면서 회전기와 압축기 등 관련 노하우를 쌓아 왔다. 이를 기반으로 효성은 2000년부터 국내 압축천연가스(CNG) 충전 시장에도 뛰어들어 현재 시장점유율 4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은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2008년부터 현대차와 손잡고 CNG 충전 기술을 토대로 수소 충전 연구개발(R&D)을 진행해왔다. 2008년 현대차로부터 화성 남양연구소에 수소충전소 건립을 제안받아 운영해 왔고 2016년에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고압(700bar급) 수소충전 시스템을 서울 양재동 현대차 수소충전소에 공급했다. 현철 효성중공업 기전PU장(전무)은 “수소충전 시스템 사업이 정부가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에 부합하는 친환경 미래 사업이라고 판단해 신성장동력으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수소는 도시가스처럼 가정용으로 사용되지 않다 보니 운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등 공급망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수소를 실은 튜브 트레일러로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해야 한다. 이날 안성휴게소 충전소 뒤편에 위치한 231m²(약 70평) 규모 기계동 안에 들어가 보니 실제 튜브 트레일러가 전체 절반 이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 트레일러 속에 보관돼 있던 수소가 압축 패키지를 거치며 고압축된 뒤 영하 33도 이하로 냉각돼 차량으로 충전되는 것이다.

효성의 수소충전 시스템은 700bar급 규모로 3∼5분 안에 급속 충전이 가능하지만 충전 기계가 압력을 회복하는 데 추가 시간이 필요해 시간당 수소차 5대까지 충전할 수 있다. 박찬균 효성중공업 산업기계영업팀 과장은 “수소는 다른 기체와 달리 압력이 갑자기 낮아지면 온도가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며 “온도가 갑자기 올라가면 안전 기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냉각해 충전한다”고 했다. 흔히 수소폭탄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폭발 위험에 대한 오해도 적지 않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가벼운 기체인 수소는 대기 중에 퍼지는 속도가 빨라 공기보다 무거운 액화석유가스(LPG)보다 폭발 위험도가 더 낮다. 이 때문에 안성휴게소 내에서도 수소충전소는 식당과 화장실 등 일반시설의 4∼5m 이내에 자리 잡고 있었다. 도로공사 측은 “충돌이나 화재, 자연재해 등에 대비해 방폭 시설로 설계됐으며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안전관리자 자격증을 가진 직원들만 직접 충전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수소를 충전하는 기술 외에 다른 수소 관련 기술도 효성의 사업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수소를 저장하는 용기는 효성의 탄소섬유를 이용해 제작한다. 아울러 울산에 있는 효성의 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수소 부생가스를 채집해 판매하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라는 게 효성 측의 설명이다.



■ 친환경 앞장선 화학기업… 페트병 가방 만들고 신소재 개발 ■



효성은 수소충전소 사업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등에 쓰이는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화학 기업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오해를 불식하고 환경을 보존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자는 취지에서다.

효성은 국내 최초로 전압형 초고압 직류송전(HVDC·High-Voltage Direct Current)을 개발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전력을 고압직류로 변환해 필요한 곳까지 송전한 뒤 다시 교류로 변환해 공급하는 기술이다. 장거리 송전 시 교류방식에 비해 송전효율 및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효성은 2017년 한국전력과 함께 20MW급 전압형 HVDC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제주에서 실증을 마쳤다.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200MW급 전압형 HVDC 개발을 위해 관련 기관들과 함께 국책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케톤을 개발했고 2015년에는 울산 용연공장에 연산 5만 t 규모의 공장을 건립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이자 유해 소재인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생산하는 친환경, 탄소저감형 신소재다. 나일론 대비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며, 내마모성도 기존 최고 수준인 폴리아세탈(POM) 대비 14배 이상 뛰어나다.

섬유 부문에서는 2000년대 후반 국내 처음으로 페트병을 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 ‘리젠’을 개발했다. 석유를 원료로 해서 생산하는 기존 폴리에스터 섬유와 달리 리젠은 수거한 페트병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작게 조각 내 칩으로 만든 뒤 다시 폴리에스터 원사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효성 관계자는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플라스틱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생산과정에서 버려지는 원사도 다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인 ‘플리츠마마’와 함께 리젠으로 만든 가방(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조현준 효성 회장은 “친환경을 모토로 한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은 더 이상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라며 “국내외 스타트업과 협업해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수소 하이웨이#효성#수소충전소#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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