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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외감法 쇼크’… 대기업 20∼30곳 연내 감사인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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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외감法 쇼크’… 대기업 20∼30곳 연내 감사인 바꿔야

장윤정 기자 입력 2019-04-23 03:00수정 2019-04-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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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금융당국 시뮬레이션… 기업들 긴장
신외부감사법 내년 더 강력해져…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본격 시행
기업 자율선임 6년으로 제한, 그 다음엔 금융위서 3년간 지정
자산규모 큰곳부터 매년 220곳 대상, 감사내용 놓고 ‘해석’ 달라질 우려
지정감사땐 인력 등 늘어 비용 상승… 전문가 “회계투명성 위한 과정”

당장 내년부터 삼성전자, KB금융 등 20∼30개 대기업은 수년∼수십 년간 감사를 맡아온 기존 감사인(회계법인) 대신 새로운 감사인에게 감사를 받게 된다. 신(新)외부감사법의 핵심인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올해 감사 시즌에도 아시아나항공이 ‘한정’ 의견을 받고 코스닥 기업들에 감사 의견 거절이 속출하는 등 큰 혼란이 있었다. 내년에는 회계감사가 전에 없이 더 깐깐해지면서 이런 일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연말에 20∼30개 대기업, 감사인 바꿔야


신외감법은 2016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의 원인으로 회계법인의 부실 감사가 지목되면서 도입됐다. 당시 감사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은 2010∼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규모가 약 5조7000억 원에 이르는데도 회계에 문제가 없다는 뜻인 ‘적정’ 의견을 부여했다. 이런 부실 감사가 대조양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에 따라 정부는 외부감사 대상을 확대하고 회계 부정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보완책을 도입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주기적 지정감사제’다. 이 제도는 기업이 외부감사인을 6년간 자율적으로 선임하면 그 다음 3년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는 제도다. 기업이 회계법인을 장기간 자율적으로 선임하면 ‘갑을(甲乙) 관계’가 형성돼 부실 감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금융 당국이 나서서 감사인을 강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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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으로는 모든 상장사 및 일부 대형 비상장회사 등 1900여 개 기업이 대상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감사인을 교체할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일단 자산 규모가 큰 곳부터 매년 220개 회사씩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금융 당국의 시뮬레이션 결과 100대 기업 중 20∼30개 기업, 그리고 자산 2000억 원 이상 기업 중 감사 계약이 종료된 기업이 ‘첫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9월 1일을 기준으로 재무기준을 평가해 10월에 지정감사제 적용 기업과 지정감사인을 사전 통지한 뒤 11월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회계 선진화를 위한 불가피한 진통”

상당수 기업들은 감사인 변경을 앞두고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기존 감사에서는 유연하게 반영됐던 내용을 새로운 감사인이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지정된 감사인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검토해야 한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자칫 실수가 나올 경우 회계사들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깐깐하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감사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도 높다. 한 대기업 감사담당 임원은 “지정감사를 적용하면 감사 시간과 인력 투입이 늘어나는 만큼 회계법인에 지출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나게 돼 걱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등을 이유로 감사인을 지정하게 된 회사 699개 가운데 497개사의 감사 보수가 자율적으로 선임했던 2017년 대비 평균 2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업들과 회계법인 모두 신외감법의 취지는 반박하지 못한다. 회계 투명성이 높아져야 기업들의 경영 상태가 투자자들에게 더 투명하게 공개되고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회계 투명성 강화’라는 취지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비정상적이었던 회계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니만큼 기업들은 물론 회계사들도 권한에 걸맞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최근 간담회에서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회계개혁 정착지원단’을 1년간 운영할 예정”이라며 “회계개혁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관계 기관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 신외부감사법(신외감법) ::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8년 11월부터 시행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 외부감사 대상을 확대하고 주기적 지정제, 표준 감사 시간 등을 도입해 회계와 관련한 기업들의 부담을 높임.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신외부감사법#신외감법#대기업 감사#회계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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