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3명 최저임금도 못 받는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8일 14시 06분


코멘트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 중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이들이 10명 중 3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율도 2년 전에 비해 늘어났으며 특히 사이버공간에서의 폭력·성폭력이 모두 증가했다.

여성가족부(여가부)는 28일 전국 초·중·고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5657명을 대상으로 한 2018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는 2년마다 실시된다.

이번 조사는 ▲매체이용 ▲술·담배 등 유해약물 ▲청소년 폭력 및 성폭력 등 유해행위 ▲청소년 유해업소 출입 ▲근로보호 실태 등 5개 영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는 향후 청소년 유해환경의 개선 및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환경 조성을 위한 실효적인 청소년 보호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되며 여가부는 관계부처 협력을 통해 청소년 보호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저임금 못 받는 학생 34.9%…중학생·여학생 비중 높아

설문조사에 응답한 청소년 중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학생은 2년 전 11.3%에 비해 9.0%로 감소했다. 일주일 미만 단기 아르바이트 경험은 35.6%에서 28.2%로 줄었지만 6개월 이상 장기 아르바이트는 20.6%로, 2년 전 14.1%보다 늘었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 중 최저임금을 못 받은 청소년은 34.9%로 나타났다. 2년 전에는 25.8%였다.

특히 중학생과 여학생이 최저임금을 못 받는 비율이 더 높았다. 최저임금을 못 받은 남학생은 32.6%인 반면 여학생은 37.2%였고 중학생은 46.7%가 최저임금을 못 받아 고등학생 33.8%보다 심각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비율도 2016년 59.3%에서 올해 61.6%로 증가했다. 초과근무 요구와 임금 체불, 고객으로부터 언어폭력·성희롱·폭행 등 각종 부당처우 경험도 전체적으로 늘었다. 부당행위를 당했음에도 70.9%의 청소년들은 참고 계속 일을 하거나 일을 그만두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는 청소년 및 사업주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을 지난해 600회에서 올해 1800회로 대폭 늘리고 부당 처우 문제를 지원하는 근로현장도우미를 확충할 계획이다.

◇사이버 (성)폭력 증가, 지원기관 도움 받은 경험은 14% 그쳐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성폭력 피해율은 2016년과 유사한 반면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괴롭힘은 증가했다.

학교폭력 피해율은 8.5%로 2016년 8.6%와 비슷했으며 성폭력 피해율은 2.8%로 지난 설문조사 2.4%보다 소폭 증가했다.

특히 학교 내에서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이 폭력 71.3%, 성폭력 62.8%로 2016년보다 감소했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은 폭력 10.7%, 성폭력 17.1%로 늘었다.

학교폭력 및 성폭력 피해 청소년 중 절반은 해당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알리지 않은 이유로는 폭력 45.4%, 성폭력 39.6%가 ‘별로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였다.

학교폭력이나 성폭력을 당한 청소년 중 학교 상담실, 전문 상담센터 등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은 경험은 14%에 그쳐 이용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폭력예방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지역사회청소년통합지원체계를 활용해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전자담배 구매율 늘어…절반 이상 “유해약물 예방교육 도움 안된다”

술, 담배 등 유해약물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전자담배 구매 증가가 눈에 띄었다.

술과 담배를 직접 구매한 비율은 각각 16.6%, 34.4%로 2년 전보다 줄었지만 전자담배는 20.7%로 2년 전 19.3%보다 증가했다.

반면 대리구매는 술, 담배, 전자담배가 각각 11.7%, 21.0%, 11.1%로 모두 이전 설문조사보다 응답률이 높았다. 술, 담배의 주요 구매 장소는 편의점·가게·슈퍼마켓이 가장 높았으며 술은 92.4%, 담배는 95.7%가 편의점·가게·슈퍼마켓에서 구입이 이뤄졌다.

청소년이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도록 권유받은 경험은 가족에 의한 권유가 45.3%로 가족 외 성인 24.6%보다 약 2배 높았다.

유해약물 예방교육을 받는 비율은 증가했지만 교육 효과에 대해서는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음주 관련 예방교육은 57.1%, 흡연은 86.5%가 받았으나 음주 예방교육 유경험자 중 55.2%, 담배의 경우 61.8%가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전자담배의 경우 74.3%가 같은 항목에 체크했다.

여가부는 술·담배 불법판매업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청소년 대상 유해약물 에방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유해업소 중에는 올해부터 조사를 실시한 코인노래방(동전노래방) 이용률이 81.9%로 높게 나타났다. 코인노래방은 일반 노래방과 오락실과 PC방처럼 오후 1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청소년 이용이 제한된다.

여가부 측은 “지자체, 경찰,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등과 협력해 청소년 유해업소의 출입자 나이 및 본인여부 확인과 청소년 출입금지 표시 준수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진선미 장관은 “이번 실태 조사는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추진 근거로서 의미가 크다”며 “현재 수립 중인 제3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에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해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