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죄 없어” 발언했던 교황 “성직엔 동성애자 안 돼”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3일 16시 58분


코멘트

교황 스페인 신부 책 ‘성직 소명의 힘’에서 동성애 견해 밝혀
“성직 사회에 동성애 여지는 없어”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은 가톨릭 성직자가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황은 이미 성직자가 된 동성애자는 자신의 성향을 숨긴 채 이중적 삶을 사는 것보다 성직을 떠나는 게 낫다고 말했다.

2일(현지 시간) BBC ABC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 주 출간 예정인 스페인 신부의 책 ‘성직 소명의 힘’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책의 저자인 페르난도 프라도 신부는 교황과 8월 교황청에서 만나 인터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달 26일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가 가톨릭교회 내부에 ‘동성애 네트워크’가 있으며 이를 교황이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약 2주 전이다.

교황은 이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가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는 정신적으로, 혹은 다른 방식으로 교회의 삶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이 곳(성직사회)에 (동성애에 대한)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이런(동성애) 성향의 사람들이 성직자의 길을 걷지 않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교회가 사제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보다 면밀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동성애적인 행위를 죄악으로 간주하지만 교황은 과거 동성애적 성향 자체에는 죄가 없다며 동성애 차별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교황 즉위 직후인 2013년에는 “만약 한 동성애자가 선의를 갖고 신을 추구한다면 누가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는가?”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동성애에 대해 다소 완화된 입장으로 받아들여졌다.

교황은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 성직자에 대해선 동성애적 성향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가톨릭교회 내부의 동성애자는 ‘이중적 삶’을 살기보다 떠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