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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란 원유수입 한숨 돌렸지만 美에 6개월마다 예외 인정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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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란 원유수입 한숨 돌렸지만 美에 6개월마다 예외 인정받아야

신나리기자 , 황태호기자 입력 2018-11-06 03:00수정 2018-11-0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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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日-中 등 8개국 제재 예외조치

한국이 5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미국의 대(對)이란 독자제재 예외를 인정받았다. 이란과의 교역에 필요한 원화결제시스템도 함께 예외로 인정받아 이란발 ‘원유 공급 대란’을 당분간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예외조치는 6개월마다 연장해야 해서 우리 정유업계의 장기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한국 일본 인도 중국 등 8개국을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의 예외 국가로 인정한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의 이란 제재는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 타결과 함께 풀렸다가 올해 8월 자동차 등 일부 품목 거래를 차단하는 1차 조치로 3년 만에 재개됐다. 5일부터는 2차 제재로 이란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고 이란 중앙은행(CBI)과의 금융거래가 전면 금지된다.

당초 미국은 이란에 대한 2차 제재를 예고하며 “어느 국가도 제재 예외(waive) 국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이에 각국은 미국을 상대로 제재 예외 인정을 받아내기 위해 치열한 물밑 협상을 벌였다.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이 참여한 정부 협상팀은 미 측에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적 특성과 한미 동맹의 특수성을 강조해 미 측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업계가 한국의 콘덴세이트 기술력을 위협적인 속도로 따라붙고 있다고 설득하는 등 미국의 중국 견제 심리도 파고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동맹국이 피해를 입어 가고 있는데 엉뚱한 나라가 반사이익을 얻어서야 되겠느냐’고 설득한 게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도 차츰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려 한국 입장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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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원화 사용 교역결제시스템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피할 수 있는 요소였다. 미국의 제재로 달러와 유로화 결제가 어려워지면서 2010년 10월 도입된 이 시스템은 한국 IBK기업은행·우리은행에 CBI의 원화 계좌를 개설해 이란과 한국 간의 무역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도록 한다. 정유사 등 한국 수입기업은 CBI 원화계좌에 원화로 수입대금을 쌓아두고 국내 은행들이 이란 중앙은행을 대신해 한국 수출업체에 대금을 지급하고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이란 정부로 직접 현금이 흘러들어가 핵무기 수출·수입의 돈줄이 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차원에서다. 이 원화결제계좌가 폐쇄되면 이란에 자동차 냉장고 디스플레이 등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정부는 한미 간 합의에 따라 정확한 감축 폭을 밝히진 않고 “한국의 석유화학업계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양”이라고만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에 한국이 예외로 인정받은 물량을 하루 20만 배럴, 연간 7300만 배럴로 추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현대케미칼 등 한국 기업들의 지난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1억4760만 배럴이며 그중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약 74%를 차지한다.

수입량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기업들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올해 8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멈춘 후 러시아와 호주, 아프리카까지 닥치는 대로 수급처를 늘려 물량을 확보해 왔다”며 “가격과 질 면에서 모두 이란산보다 못 해 예외국 인정을 받지 못했으면 장기적인 원가 상승이 우려됐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외 조치를 받았지만 새로 계약을 맺고 은행의 결제계좌와 선박 보험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한다. 게다가 이번 예외 조치는 6개월간 유효해 정부의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노력 등을 평가받고 미국과 6개월마다 협상해 연장해야 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언제든 원유 수입 위기가 재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황태호 기자
#이란#원유#수입#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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