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종현 사망 후 ‘베르테르 효과’ 우려 ↑…실제 모방자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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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9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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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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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본명 김종현·27·사진)이 사망했다는 비보가 전해진 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베르테르 효과’가 올랐다.

‘베르테르 효과’는 유명인의 자살이 일반인들 사이에 모방자살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괴테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연인과 사랑에 실패한 주인공 베르테르가 실의에 빠져 결국 자살한다는 내용에 공감한 당시 유럽의 많은 젊은이들이 실제 자살을 시도한 현상에서 유래됐다.

이는 통계적으로 입증됐다. 자살예방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국민배우’ 고 최진실 씨가 숨진 다음 날 자살자 수는 78명에 달했고 5일째 되는 날에는 90명 가까이 목숨을 끊었다. 당시 국내 하루 평균 자살자 수는 30명 안팎이었다.


최진실 씨가 자살한 후 2달 동안 국내 자살자는 3081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807명)보다 1274명 증가했다. 이은주 씨(2005년 2월) 자살 후 2달 간 자살자 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414명(2154→2568명) 늘었고, 유니 씨(2007년 1월) 508명(1822→2330명) 증가, 정다빈 씨(2007년 2월) 312명(1992→2304명) 증가, 안재환 씨(2008년 9월) 사망 후에는 915명(1961→2876명)이 증가했다.

또한 지난 2015년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5~2011년 사이 7년간 국내에서 자살로 사망한 9만4845명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자살사건의 18%가 유명인 사망 후 1개월 이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기간 자살 사건으로 TV와 신문에 1주일 이상 보도된 유명인은 모두 13명이었다. 이들 유명인 13명의 사망 후 1개월 이내에 자살한 사람은 1만7209명으로 전체 자살의 18.1%를 차지했다.

또 유명인 1명이 자살한 후 1개월 동안 하루 평균 자살자는 45.5명이었다. 이는 유명인 자살 전 1개월간 하루 평균 자살자가 36.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자살자가 9.4명(25.9%)이 늘어난 수치다.

이런 상관성은 유명인이 연예인이나 가수인 경우에 두드러졌다. 특히 자살자 중에서도 20~30대 젊은 여성은 유명인의 자살 방법까지도 그대로 모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유명인 사망 후 자살률이 크게 높아지는 시점에 이런 경향이 더 강했다. 수치상으로는 20~30대 여성의 모방자살 위험도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1.6배나 높았다.

샤이니는 인기 아이돌이었던 만큼 10~20대 여성 팬들이 많다. 이에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살예방 핫라인(1577-0199)이나 생명의전화(1588-9191), 자살방지법 등을 공유하면서 위로를 전하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elli****’는 “젊은 나이에 자살한 건 안타까운 건 사실이나 연예인의 자살, 특히나 아이돌의 자살이 베르테르 효과를 불러오지 않을까 염려됨. 소속사는 조용히 장례 치른다고 했으니 언플도 조용히 추모하길”이라고 당부했다.

‘neve****’도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 우리는 남들과 틀리지 않아요. 우울할 수 있고 답답할 수 있어요. 남도 우울하고 힘들어요. 인생은 한번뿐이에요. 제발 행복한 생각을 조금이나마 해보시길. 베르테르 효과가 걱정이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이라고 적었다.

‘ghkd****’는 “많은 걸 가졌어도 우울증은 극복하기가 힘든 아주 큰병이구나. 인기, 외모, 재력에 젊기까지한데 맘 속 깊이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왔다니. 연예인말고도 재벌도 자살하는 것 보면 우울증 진짜 큰병이다. 이제 맘속의 번뇌는 다 잊고 편히 잠들길”이라고 종현을 애도하며 “그 주위 사람이나 팬들 베르테르효과 없길”이라고 빌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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