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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캐플런 “인공지능 원천기술 가진 쪽보다 응용 잘하는 기업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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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캐플런 “인공지능 원천기술 가진 쪽보다 응용 잘하는 기업이 이긴다”

신수정기자 , 임현석기자 입력 2017-04-13 03:00수정 2017-04-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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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이코노믹 서밋/4차 산업혁명의 길을 묻다]
세계적 인공지능 전문가 제리 캐플런 美 스탠퍼드대 교수
세계적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제리 캐플런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12일 ‘2017 동아 이코노미 서밋’에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설명하고 있다. 캐플런 교수는 AI 기술이 발전한 미래에는 실업자 교육과 부의 재분배 등 정책 이슈가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존재가 아니라 일상을 풍요롭게 해줄 도구다.”

제리 캐플런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FKI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7 동아 이코노미 서밋―4차 산업혁명의 길을 묻다’에서 AI가 가져올 미래가 밝다며 이렇게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하면 사라지는 일자리도 있겠지만 새로운 직업이 반드시 늘어날 것이다. 또 대부분의 근로자는 자신의 업무 중 단순 업무를 AI에 맡김으로써 좀 더 전문적인 일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플런 교수는 “기술 혁명으로 변화가 생기는 것은 분명한 만큼 종전 직무와 다른 새 기술을 익혀 일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평생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AI가 가져올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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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플런 교수는 “많은 사람이 AI라고 하면 인간을 지능적, 신체적으로 압도하는 로봇이 등장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로봇이 인간 사회를 정복하는 영화 장면을 떠올리는데, 이는 잘못된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AI는 자동화를 돕는 도구로서 로봇, 사물인터넷(IoT)과 함께 인류의 생활을 지금보다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는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대응할 순 있지만 감정을 가지지는 못하고, 사람의 욕구를 파악해 사람에게 맞춤형 서비스는 제공하지만 자신이 욕구를 가지진 못하기 때문에 기계에 의한 지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밝은 미래 전망의 단면으로 미국의 식물원에서 식물을 심고 화분을 배치하는 로봇의 예를 들었다. 인간이 하면 따분하고 힘이 드는 단순 반복 노동을 로봇이 대신해줌으로써 인간은 다른 일을 할 시간을 얻는다는 것이다.

AI의 발달로 예전에는 제한된 환경에서 거칠게 작동하던 기계들이 더욱 유연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연해진 로봇들은 인간 대신 벽에 페인트칠을 하고 세탁, 청소, 요리 등 가사 노동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미래의 AI 관련 기기들은 우리 주변의 사람이나 사물 등 모든 것을 연결해 삶을 편리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기를 몸에 장착하면 ‘혈압이 높으니 오후에 산책하세요’ 같은 건강 관련 조언을 듣는 것이 일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 4차 산업혁명 선도할 수 있어”

캐플런 교수는 한국이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로봇경연대회에서 1등을 한 KAIST의 ‘휴보’와 서울대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스누버’, 전 세계 가전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은 디지털 연결이 가장 잘돼 있는 국가 중 한 곳이며 인터넷 이용률도 가장 높다”며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려면 대규모 정보 데이터베이스 생산 및 축적, AI 기술을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엔지니어 육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별도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국내 기업이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보다 이를 응용하는 데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에 비해 늦게 출발한 분야에서 발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격자)’ 전략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유효하다는 뜻이냐고 묻자, 캐플런 교수는 “AI 기술을 보는 시각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AI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아주 넓은 의미를 가진 개념”이라며 “이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관건이지 AI 기술과 빅데이터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추격이 아니라 융합에 초점을 맞추라는 지적이다. 캐플런 교수는 각 기업이 이미 우위를 차지한 분야에 AI를 융합하는 전략이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가전, 스마트폰 등 제조업 분야에서 AI를 적용하면 융합의 시너지가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원천기술을 가진 기업의 승자독식이 심해진다는 지적에 대해 캐플런 교수는 “승자는 원천기술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AI 기술을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응용을 통해 가치를 극대화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캐플런 교수는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주재로 청중과의 대화 시간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학 학부에서는 철학을, 대학원에서는 공학을 전공했는데 지난 30년을 되돌아보니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통찰력은 철학, 심리학, 영문학 같은 인문학에서 나왔다”며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소프트파워가 강한 대한민국’을 주제로 강연한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교육, 경제, 문화, 사회, 금융 등 5개 부문이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임현석 기자


● 제리 캐플런 약력

△ 1952년 미국 뉴욕 출생 △ 1972년 미 시카고대 역사학·과학철학 학사 △ 1979년 미 펜실베이니아대 컴퓨터·정보공학 박사 △ 1981년 인공지능 분야 벤처기업 ‘테크놀리지(Teknowledge)’ 공동창업 △ 1994년 온라인 경매기업 ‘온세일(OnSale)’ 공동창업 △ 2013년∼현재 미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객원교수 △2014년∼현재 미 스탠퍼드대 법정보학센터 선임연구원 △ 주요 저서: ‘인간은 필요 없다’(2015년), ‘인공지능의 미래’(2017년)


#인공지능#4차 산업혁명#제리 캐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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