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다이하드… 3년 역성장 끝내고 부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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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태블릿 공세에 흔들리던 세계 TV시장, 40인치 이상 고화질 무기로 올해 300만대 증가 전망

 최근 3년간 역성장했던 TV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매년 1000만 대 안팎씩 시장 규모가 증가하고 평균 TV 사이즈도 40인치 이상으로 커진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공세로 흔들리던 TV 시장이 앞으로도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31일 전자업계와 IHS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올해 세계 TV 시장 규모는 2억2734만 대로 전망됐다. 지난해 2억2417만 대보다 300만 대가량 늘어난 규모다.

 TV 시장은 2014년 2억3492만 대에서 2015년 2억2621만 대, 지난해 2억2417만 대로 3년 연속 줄었다. 남미, 동유럽,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결정적이었다. 전자업계에서는 이들 시장이 올해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바닥을 찍은 TV 시장도 암흑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TV 시장에 대해서는 그동안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스마트폰 화면이 점점 커지면서 TV 수요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TV 시장은 10년 넘게 연간 2억 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TV 시장이 뜻밖의 ‘생명력’을 이어간 비결로는 TV 대형화가 주로 거론된다. 작은 모바일 화면으로는 구현해낼 수 없는 화질과 몰입감으로 고정 소비자층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과거 화소 수가 100만 개 수준이던 고화질(HD) 시절에는 60인치보다는 30인치 화면으로 보는 게 눈이 편했다. 하지만 화소 수가 860만 개로 8배 이상으로 늘어난 초고화질(UHD)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대형 화면으로도 화소 입자가 눈에 보이지 않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패널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TV 가격이 계속 낮아진 것도 대형 TV 시대를 연 원동력이었다. 지난해 평균 41.4인치로 처음 40인치를 돌파한 TV용 패널 평균 크기는 올해 1인치 더 늘어 42.4인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43.9인치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대형 TV 제품 트렌드는 중국 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2014년에 이미 41.7인치를 기록한 중국 시장의 올해 평균 사이즈는 46.6인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20년이면 48.5인치까지 커진다.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는 아예 60인치 이상 대형 사이즈를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다.

 대화면에 적합한 TV 전용 콘텐츠 등장도 TV 시장 턴어라운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넷플릭스와 HBO 등 신흥 콘텐츠 서비스업체들은 대형 화면에서 봐야 하는 고화질 드라마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유튜브 등 인터넷 기반 콘텐츠를 모바일이 아닌 TV에서 시청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전처럼 30평형대 집에선 30인치, 40평형대 집에선 40인치 TV를 봐야 한다는 기존 소비 공식도 깨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는 TV와 소파 간 거리가 2m인 가정에서 풀HD TV는 50인치, UHD TV는 75인치가 적당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tv#스마트폰#태블릿#40인치#고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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