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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VR기술로 환경-교통 해결… 나라 전체가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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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VR기술로 환경-교통 해결… 나라 전체가 실험실

신수정 기자 입력 2017-01-09 03:00수정 2017-01-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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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최전선을 가다]<4> ‘디지털 싱가포르’ 구축 급물살  “도시계획의 효과를 미리 검증할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겠는가. ‘버추얼(virtual·가상) 싱가포르’ 플랫폼이 완성되면 시행착오는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지난해 12월 19일 싱가포르 탐핀스그란데에 위치한 다소시스템 싱가포르 사무실. 파브리스 세르방 다소시스템 전략 프로그램 디렉터가 대형 모니터를 켜자 싱가포르 전 국토를 3차원(3D) 가상현실로 본뜬 ‘디지털 트윈(쌍둥이) 싱가포르’가 눈앞에 펼쳐졌다. 세르방 디렉터가 모니터에 나타난 건물에 손가락을 갖다 대자 해당 건물의 면적, 높이 외에 건물 옥상 전면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판에서 생산하는 전력량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이미 있는 건물뿐 아니라 현재 건축 중인 건물의 진행 상황은 물론이고 지하 시설의 복잡한 구조까지 모두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은 현실과 가상의 결합을 통한 효율의 극대화다. 한국의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능정보사회’를 올해 화두로 삼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싱가포르는 공장이나 기업을 넘어, 나라 전체가 혁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디지털 싱가포르’를 구축하고 있다.


○ 스마트 국가를 위한 가상현실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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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는 다소시스템이 개발한 3D 플랫폼에 싱가포르 전 국토를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사업이다. 2014년 12월에 시작해 2018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3D 모델링, 머신 러닝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측 분석 등 첨단 기술들이 융합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3D 가상현실로 본뜬 가상 공간 속의 싱가포르를 도시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지능형 정보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버추얼 싱가포르 플랫폼 개발은 2014년 11월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미래 10년 비전으로 선포한 ‘스마트 네이션(Smart Nation)’의 일환이다. 스마트 네이션은 기술과 데이터, 네트워크를 효율적이고 지능적으로 활용해 싱가포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부가 수집해 놓은 기존 데이터에 스마트폰과 카메라, 센서가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추가해 도시 계획에 활용한다.

 버추얼 싱가포르의 경쟁력은 빅데이터와 3D 플랫폼이 결합해서 나오는 3D 예측 및 시뮬레이션이다. 예를 들어 매년 9월 싱가포르 전역에서 열리는 포뮬러원(F1) 자동차 경주 시즌에도 버추얼 프로젝트가 활용될 수 있다. 관중의 스마트폰 신호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위치를 파악해 흐름을 살펴본 뒤 비상사태 발생 때 필요한 가장 효율적인 대피 시나리오를 세우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여러 정부 기관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토청(SLA)은 3D 지형 데이터를, 정보개발청(IDA)은 정보·통신·기술의 전문 지식을 제공한다.

 알렉상드르 파릴뤼시앙 다소시스템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교통 흐름이나 지리 정보 분석 등은 2D 플랫폼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드론이 날아다닐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3D 플랫폼이 필수”라고 말했다.

○ 전 국토가 살아 있는 실험실

세계 첫 자율주행 택시 싱가포르 자율주행차량 개발 업체인 누토노미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자율주행 택시. 누토노미는 2018년 싱가포르 전 지역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운용하기 위해 지난해 시험운행을 시작했다. 다소시스템 제공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캠퍼스를 갖고 있는 난양이공대(NTU). 캠퍼스 곳곳에선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싱가포르는 도시 곳곳에 스마트 네이션 실증 테스트를 위한 테스트베드를 만들고 있다. 2015년 2억2000만 싱가포르달러(약 1830억 원)를 들여 NTU를 비롯해 13곳을 스마트 네이션 관련 테스트베드로 지정했다.

 난양이공대에 적용된 스마트 네이션의 세부 주제는 ‘에코 캠퍼스’다. 2020년까지 에너지와 물 등 자원 사용량을 지금보다 35% 감축한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친환경 빌딩과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3D 프린팅, 자율 주행 버스 등에 관한 실험과 연구로 분주했다. 에코 캠퍼스 프로젝트에는 싱가포르 정부와 대학 외에 도시바 지멘스 IBM 필립스 BMW 등 많은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자동차로 인한 교통 혼잡과 환경오염에 민감하다. 이에 자가용 차량 사용을 줄이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일찌감치 도입했다. 우버, 그랩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는 이미 버스나 택시처럼 대중화된 상태다. 다미안 카삽기 우버 아시아태평양 디렉터는 “차량 1대가 승객 여러 명을 동시에 승차시키는 ‘우버 풀’ 모델도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서비스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율 주행 차량 개발은 자연스럽게 스마트 네이션의 주요 프로젝트가 됐다. 싱가포르 정부는 무인차가 교통 혼잡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도 줄여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존 차량보다 자율주행차가 더 친환경적이라는 판단이다.

 싱가포르는 차량 공유 서비스에 이어 2, 3년 내에 싱가포르 전역에서 자율 주행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자율 주행 택시를 선보였다. 자율 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인 누토노미는 최근 그랩과 손잡고 싱가포르에서 자율 주행 택시 호출 서비스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싱가포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스마트 네이션의 수출 대국을 꿈꾸고 있다. 윤용진 NTU 교수는 “싱가포르는 전 국토를 살아 있는 실험실로 만들고 여기서 거둔 스마트 네이션 노하우를 다른 국가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첫발도 내디뎠다. 중국이 2015년 톈진(天津)을 포함한 320개 도시에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싱가포르는 중국 정부와 톈진-에코시티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싱가포르=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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