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Managing Yourself]회사 밖 사람과 어울려라… 공부모임도 효과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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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스트레스로 심신이 완전 지친 ‘번아웃 증후군’ 증상과 극복전략

 정보기술(IT) 기업의 홍보를 대행해 주는 회사를 운영하는 바버라는 2001년 닷컴버블이 붕괴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고객사들이 도산하면서 회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건강은 나빠지고 판단력도 흐려졌다. 어느새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의심하게 됐다. 글로벌 로펌의 파트너인 셰릴의 상황 역시 비슷했다. 기존 법률 업무에 더해서 여러 가지 리더 역할을 겸하게 되며 극심한 피로 상태에 빠진 그녀는 “마치 마라톤에서 전력 질주하는 것처럼, 내 몸이 흥분 상태에서 쉬지 않고 질주하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위 사례처럼 과중한 업무와 마감에 쫓기는 관리자들은 가끔씩 한계에 직면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듯 업무 스트레스로 심신이 완전히 지친 상태를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직장인 건강관리회사인 ‘컴사이크’가 2013년 북미지역에서 직장인 5100명을 조사한 결과, 62%의 직장인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자율성 상실과 엄청난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다. 연구에 따르면 번아웃 증후군은 고혈압, 수면 장애, 우울증, 불안 등 수많은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불러온다. 더 나아가 인간관계의 질을 떨어뜨리고 업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허무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번아웃 증후군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세계적 경영 전문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11월호는 번아웃 증후군의 구체적인 증상과 극복 전략을 제시했다. 본보가 발행하는 HBR 한글판에 실린 해당 기사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 탈진, 냉소주의, 비능률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은 탈진, 냉소주의, 비능률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일단 탈진은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피로감으로 효율적인 업무 능력을 손상시킨다. 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강화한다. 주 7일, 하루 24시간 밤낮으로 일하기를 요구하는 조직 문화와 마감 시한에 대한 압박이 주로 탈진을 야기하는데 과도한 업무량 역시 하나의 원인이다. 탈진 상태가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 일상적인 업무는 물론이고 과거에 즐거웠던 업무조차 수행하기 힘들어진다.

 냉소주의는 ‘비인격화’라고도 하는데 업무 몰입도가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업무나 프로젝트, 동료, 고객들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소외감이나 부정적인 감정들을 느끼며 심지어 냉담해지기도 한다. 이는 과중한 업무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갈등이나 불공정한 상황,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었을 때에도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비능률은 무능력감, 성취감 결여, 생산성 감소와 관련이 있다. 자신의 능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며 특별한 상황에서 성공하지 못하거나 업무를 완수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는 증상을 보인다. 탈진, 냉소주의, 비능률 이 3가지 증상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하나의 증상이 다른 증상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 자기 관리에 집중하라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번아웃 증후군을 예방하고 회복할 수 있을까. 회사 차원에서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개인들도 몇 가지 전략을 통해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선 자기 관리가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일에서 벗어나 신체적·정신적 에너지를 재충전해야 다시금 집중력이 생긴다. 좋은 수면 습관과 영양 상태, 운동, 사회생활, 평정심과 행복감을 고취시킬 수 있는 명상이나 글쓰기, 자연을 즐기는 것 등을 추천할 만하다.

 물론 휴식이나 재충전이 개개인을 지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아무리 명상을 즐겨도 사무실로 복귀하면 여전히 감당하지 못할 업무량, 해결할 수 없는 갈등과 맞닥뜨려야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할까. 필자는 관점을 바꿔 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사고방식과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 중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맡고 있는 임무를 다른 이에게 위임할 수 있는가?’,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직무 조정이 가능한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현재의 직장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가 불가능하다면 아예 관점을 바꿔 더 큰 변화를 모색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사고가 나서 한동안 회사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다쳤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던 한 직장인은 “거기서 탈출하라”는 아내의 대답에서 방향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활동을 줄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홍보회사를 운영하는 바버라는 밤늦게 고객으로부터 이메일이 오더라도 곧바로 답장하지 않는 등 나름의 원칙을 세워 스트레스를 줄였다. 물론 이렇게 대처하면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건강을 지키게 한다는 걸 고객들에게 설득하면서 문제를 돌파했다.

 마지막으로 냉소주의와 비효율성에서 비롯된 번아웃 증후군에 가장 효과적인 해법은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와 상호작용,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전문성 개발이다. 당신의 정체성을 찾고 학습기회를 제공해줄 코치와 멘토를 찾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바버라는 최고경영자(CEO) 자문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경쟁 관계가 없는 기업들의 CEO가 참여하는 작은 모임”이라며 “한 달에 하루 훌륭한 강사를 초청해 공부도 하고 서로 조언도 하며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약 번아웃 증후군을 일으킬 만한 여러 요인이 존재한다면 당신 조직의 다른 사람들도 유사한 문제로 고통받고 있을 확률이 높다. 여러 직원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문제점을 도출하며 해결책을 찾아본다면 구성원의 자율성과 참여도가 향상될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종종 극복하지 못할 문제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원인과 증상을 이해하고 앞서 소개한 4가지 전략을 실천하면 번아웃 상황에서 회복이 가능하며 더 큰 문제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번아웃 증후군#업무#스트레스#증상#극복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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