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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Case Study]병자호란 삼전도 굴욕 부른 인조의 ‘나몰라라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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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Case Study]병자호란 삼전도 굴욕 부른 인조의 ‘나몰라라 리더십’

김준태 성균관대 동양철학문화연구소 연구원 입력 2016-10-17 03:00수정 2016-10-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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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못 읽고 외교실책 연발… 우호적이던 淸 등 돌리게 만들어
“전쟁 준비” 충언에도 눈감아 조선왕조 최악의 수모당해
 조선 왕조 500년 역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장면으로 ‘삼전도의 굴욕’을 꼽는 이들이 많다. 병자호란에 패배한 조선의 임금 인조가 청 태종에게 군신의 예를 맺은 이 사건을 그저 치욕적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기억해서는 안 된다. 그런 상황까지 치닫도록 만든 무능한 리더십에 대해 고찰해 현대 기업과 조직의 리더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줘야 한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10호에 실린 병자호란 당시 조정의 리더십과 이를 통한 교훈을 요약해 소개한다.

 호란이 일어나기까지 신생 강국 청나라는 처음에는 조선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며, 명나라가 아닌 자신의 편에 서길 요구했다. 이미 국제정세는 변해 있었고, 상대적으로 약소국이었던 조선은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제때 결단을 내리고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조선의 임금과 신하들은 결국 호란을 불러왔고 역사상 최악의 굴욕을 맛봐야 했다.

 조선의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최고 리더, 인조였다. 호란이 일어나기 전까지 인조는 위험신호를 인지하고 대응하기는커녕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다. 그는 원하는 정보만 들으려 했고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다. 늑장대응으로 일관하기까지 했다. 예를 들어 처음 후금(이후 청나라)이 조선에서 보낸 공물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수령을 거부했을 때, 인조는 후금을 강하게 비난하며 절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신하들은 “후금은 그저 예단을 늘리길 원할 뿐인데 그렇게 엄격한 말로 거절하면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인조의 방침에 반기를 들었지만 인조는 이를 듣지 않았다. 다행히 인조의 ‘절교 문서’를 들고 가던 사신들이 발이 묶여 있던 사이 ‘단교를 재고해 달라’는 상소가 빗발쳤고 인조는 자신의 명령을 철회했다. 하지만 ‘사신들의 발을 묶어 어명을 어겼다’는 빌미로 몇몇 충신들을 처벌하려 든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신하들을 처벌하려 드니 점점 바른말을 하는 신하는 줄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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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사들이 목숨 걸고 싸운다면 오랑캐를 무찌를 수 있다’며 군사훈련을 독려했지만, 말만 하고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전쟁을 예감한 신하들이 병력 확충과 전쟁 준비를 권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필요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런 일화는 끝도 없이 많았다. ‘삼전도의 굴욕’ 정도로 전쟁이 끝난 게 천만다행일 정도로 청나라의 분노는 커졌고 조선의 대비책은 전무했다. 인조는 말 그대로 무능과 무책임의 전형을 보여 줬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위기와 마주 선 리더는 세 가지 유형의 대응 양상을 보인다. 적절한 대응, 부적절한 대응 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대응이 그것이다. 인조는 세 번째에 해당되는데, 이러한 태도는 우리 주변의 위기에 처한 조직이나 기업에서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어려운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상되더라도 그것이 멀리 있을 경우에는 존재를 부정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그 일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를 피해 자신의 뜻대로 현실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통제 환상’을 갖기도 하고 긍정적인 신호만 과대 해석하는 태도도 나타난다. 병자호란을 초래한 인조를 비롯해 경제 대공황에 대비하지 못한 허버트 후버 제31대 미국 대통령, 그리고 그밖에도 위기를 관리하지 못해 몰락의 길을 걸은 수많은 기업의 리더들이 그랬다.

 따라서 리더들은 위기 신호에 주목하는 법을 배우고, 신호를 제대로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위기 인정’을 백안시하는 분위기도 몰아내야 한다. 조선의 병자호란에서 뼈저리게 배워야 할 교훈이다.

김준태 성균관대 동양철학문화연구소 연구원 akademie@skku.edu
#병자호란#삼전도#굴욕#인조#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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