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동경영/기고]모건 스탠리의 기적, 우리도 ‘훈련’으로 만들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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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미국 최대의 투자은행 중 하나인 모건 스탠리는 재난 대응 훈련으로 직원을 살린 ‘기적’의 회사로 유명하다. 9·11테러가 발생했을 때 무역센터에서 일하던 2500명의 직원 중 목숨을 잃은 사람은 전체의 0.04%에 해당하는 단 10명. 언론에서는 기적에 가까운 생존율이라고 놀라워했고, 모건 스탠리는 기적은 ‘훈련’이 만든다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의 고집스러운 반복 훈련은 재난에서도 기적을 만들어 냈고 지금도 굴지의 투자은행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훈련의 효과를 보여 주는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다. 갑자기 심정지를 일으킨 아빠를 심폐소생술로 살린 초등학생 방서현 양, 2008년 집중 호우 때 신속하게 대피하여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었던 부산 동래구의 사례에서 우리는 훈련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정부기관과 국민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재난 훈련은 매년 5월 실시하는 재난 대응 안전 한국 훈련이다. 2005년 처음 실시되어, 10년이 지나는 동안 참여 기관도 많아지고 훈련의 질도 점차 높아졌다. 하지만 재난 발생의 원인이 점차 다양해지는 등 재난 환경 또한 더욱 복잡해지고 있어 정부 지자체 국민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재난 대응 훈련을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2016 재난 대응 안전 한국 훈련’은 480여 개의 재난 관리 책임 기관과 국민이 함께 참여해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변화하는 재난 상황과 복잡해지는 재난 원인에 대응할 수 있는 내용을 추가하였다. 현장이 없는 ‘탁상공론’형 훈련을 지양하고 모든 기관이 현장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과 기관의 특성이 반영된 재난 유형과 훈련 방법을 선정하여 훈련의 실효성을 높인다. 특히 2016년부터는 민간 전문가가 훈련 기획 단계부터 훈련 전 과정을 컨설팅하여 정부 기관에서 살피지 못했던 부분까지 꼼꼼히 살펴볼 것이다.

재난 대비 훈련의 목적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하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재난 현장에서 개개인이 재난 대응 방법을 미리 숙지하고 있다면,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큰 재난을 겪은 지역에 대해서는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도록 주민 대피 훈련을 중점 실시한다. 또한 ‘스스로 재난대피소 찾아가기’ 등 국민이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훈련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시범 실시하는 ‘어린이 안전 한국 훈련 캠프’는 스스로 훈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이 안전의 중요성을 직접 체감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11편 진황(賑荒) 중 제1조 비자(備資)는 기근이라는 재난에 대비한 구휼물자 준비를 주제로 하고 있다. 기근에 미리 대비하는 것을 첫 번째로 삼았던 선조들은 예상치 못한 재난에 대비하여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안전한 나라의 기본은 전 국민이 참여하는 ‘재난 대응 안전 한국 훈련’이다. 2016년 5월, 국민안전처와 국민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안전 한국’을 기대하며 아래의 4행시를 되새겨 본다.

안전 한국 훈련은 / 전 국민이 참여하는 재난대비 훈련! / 한마음 한뜻으로, / 국민이 함께 안전 한국을 만들어요!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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