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로또 판매점, 매출의 5% 수익금… 명당 소문나면 年 1억 넘게 벌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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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당첨만큼 힘든 로또 판매점 사업권 따기

로또 판매사업자가 되는 건 로또 1등에 당첨되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지난해 11월 로또 판매점 650곳을 모집 하는 데 총 8만2247명이 몰려 12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로또 1등 당첨자를 수십 명 배출하며 ‘명당’으로 꼽힌 판매점들은 로또 판매 수수료 이외의 돈벌이도 짭짤하다. 동아일보DB
로또 판매사업자가 되는 건 로또 1등에 당첨되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지난해 11월 로또 판매점 650곳을 모집 하는 데 총 8만2247명이 몰려 12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로또 1등 당첨자를 수십 명 배출하며 ‘명당’으로 꼽힌 판매점들은 로또 판매 수수료 이외의 돈벌이도 짭짤하다. 동아일보DB
미국의 1등 파워볼 복권 당첨자가 나온 판매점도 로또를 맞았다.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카운티 치노힐스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편의점은 1등 당첨자를 배출하면서 축하금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받았다. 하지만 상금은 시작일 뿐이다. 복권 당첨자를 배출한 곳으로 알려지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 돼 매출이 크게 오를 수 있어서다.

한국에서는 당첨자를 배출한 복권 판매점에 별도의 축하금을 주지는 않지만 ‘로또 판매점이 되는 게 로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로또 판매만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데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을 같이 운영하는 경우 로또를 사러 온 손님이 다른 물건도 사는 유인 효과로 매출이 덩달아 오를 수 있다. 로또 판매점은 로또를 팔 때마다 판매액의 5%를 수익금으로 가진다. 웬만한 로또 판매점은 1년에 최소 2500만 원의 순수입을 올린다. 1등 당첨자를 많이 배출해 명당이라고 소문난 곳이나 자리가 좋은 곳은 연 1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나눔로또에 따르면 262회차부터 현재까지 1등을 가장 많이 배출한 판매점은 부산 동구 범일동의 ‘부일카서비스’다. 총 26차례 1등 당첨자를 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스파’ 판매점은 25차례로 뒤를 이었다. ‘로또 명당’이라고 소문이 나면서 먼 지역에서 원정 구매를 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간 ‘스파’ 판매점은 로또 1126억1924만 원어치를 팔았다. 판매수수료로만 연간 8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19일 현재 전국에 로또 판매점은 총 6400곳이다. 정부는 2002년 로또를 도입하면서 전국에 9845개 판매점 사업자를 모집했다. 로또 판매점은 양도·양수가 불가능하고 같은 시군구 내에서만 이전할 수 있어 3000곳 이상이 문을 닫았다. 11년간 판매점을 새로 내주지 않아 세종시 등 새로 생겨난 도시는 로또 사기가 로또 당첨만큼 힘들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결국 정부는 2014년 로또 판매점 부족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고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명분으로 3년에 걸쳐 2000여 곳을 새로 확충하기로 했다.

로또 당첨자가 될 수 없다면 로또 판매점 사장이라도 되고 싶어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 따라 로또 판매인 자격은 국가유공자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으로 제한돼 있다. 신청 자격이 엄격히 제한돼 있는데도 로또 판매점을 따내기 위한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지난해 11월에는 로또 판매점 650곳을 모집하는데 총 8만2247명이 신청을 해 평균 12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모집하는 지역별로 신청자를 받아 무작위로 추첨하는데 경쟁이 심한 곳은 2000 대 1을 넘는다.

로또 판매점을 새로 내기가 어렵고 찾는 이들은 많다보니 암암리에 로또 판매권이 거래되기도 한다. 로또 판매권을 거래하다 적발되면 판매권을 빼앗기거나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받는다. 하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로또 판매권을 가진 사업자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매장 안에 로또 판매점을 임차하는 식으로 계약을 꾸며놓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로또#파워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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