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미드 덕후’ 타고 화려한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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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T 올레tv를 비롯해 인터넷TV(IPTV) 3사가 치열한 미국 드라마(미드) 수급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레tv는 앞으로 
3년 동안 인기 미드인 ‘에이전트 오브 쉴드’ 시즌3(위쪽 사진)와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12 등 1800여 편의 
주문형비디오(VOD)를 미국과 동시방영으로 독점 공급할 계획이다. KT 제공
최근 KT 올레tv를 비롯해 인터넷TV(IPTV) 3사가 치열한 미국 드라마(미드) 수급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레tv는 앞으로 3년 동안 인기 미드인 ‘에이전트 오브 쉴드’ 시즌3(위쪽 사진)와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12 등 1800여 편의 주문형비디오(VOD)를 미국과 동시방영으로 독점 공급할 계획이다. KT 제공
미국 드라마(미드) 마니아인 주부 박미란 씨(38)는 요즘 인터넷TV(IPTV)를 통해 ‘워킹데드’ 시즌6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미국에서 일요일 오후 9시(현지 시간)에 방영되는 이 드라마는 한국에서 화요일 오전이면 한글 자막이 달린 주문형비디오(VOD)로 볼 수 있다. 10년 전 ‘프리즌 브레이크’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 미드 열풍이 불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미드를 보려면 불법 다운로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자막도 엉성했다. 박 씨는 “과거에 미드 마니아는 불법 다운로드를 자주 하는 ‘범죄자’였다”면서 “지금은 VOD 비용으로 편당 1000원을 지불하지만 미국 방송과 거의 실시간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편하게 즐길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가 미드 동시방영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미드 VOD 시청 건수가 연초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시청자 폭도 미드 마니아를 넘어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편당 제작비가 30억∼50억 원 수준인 미드는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의 빈약한 콘텐츠를 대신할 수 있는 훌륭한 대체재로 평가돼 IPTV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KT 올레tv의 경우 9월부터 미드 동시방영을 시작한 이후 미드 VOD 매출은 90%, 이용횟수는 1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방영 이후 올레tv에서 미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 높아졌다. KT 관계자는 “국내 콘텐츠 강자인 CJ E&M 계열 회사(tvN, 엠넷, 올리브 채널 등) 전체의 VOD 매출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T가 독점으로 동시방영을 시작한 ‘에이전트 오브 쉴드’ 시즌3의 경우 1화 한 편의 매출이 같은 기간 ‘에이전트 오브 쉴드’ 시즌1∼3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만큼 국내 미드 시청자들의 실시간 감상 욕구가 높다는 얘기다. KT는 현재 미국 최대 방송국 ABC, 소니픽처스텔레비전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미드 동시방영을 서비스 중이다. KT는 앞으로 3년 동안 1800여 편의 미드를 공급할 예정이다.

강인식 KT 미디어콘텐츠 담당 상무는 “예전에는 미국 방송 후 6개월∼1년 뒤에나 VOD로 볼 수 있는 등 미드를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창구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IPTV 1위 사업자인 올레tv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 손을 잡으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수준 높은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분명한 만큼 마니아층을 넘어서 새로운 VOD 시청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도 미국 CBS와 영국 BBC의 신작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현지 방영 직후 서비스할 방침이다. 최근 동영상 부문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LG유플러스 역시 NBC유니버설과 손잡고 ‘히어로즈 시즌5: 리본’을 현지 방영 직후 국내에서 VOD로 서비스하고 있다. 히어로즈 시즌5는 서비스 한 달 만에 시청건수가 150만 건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iptv#미드#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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