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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섭 보해양조 회장 “서울 주당들 ‘아홉시반’ 외치게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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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섭 보해양조 회장 “서울 주당들 ‘아홉시반’ 외치게 분투”

박창규기자 입력 2015-02-12 03:00수정 2015-02-1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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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공략에 사활 거는 임효섭 보해양조 회장
임효섭 보해양조 회장이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소주 ‘아홉시반’을 들고 있다. 장성=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고향에선 힘깨나 쓴다지만 도계(道界)만 넘어서면 초라해지곤 한다. 타향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1년이 멀다 하고 휴대전화를 최신형으로 바꾸는 이들도 늘 손에 쥐던 것만을 찾기 때문이다. 바로 지역 소주 얘기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참이슬’이나 ‘처음처럼’ 같은 ‘전국구 소주’ 이외에는 명함을 내밀기가 어렵다. 이렇게 단단한 벽을 뚫고 전국구로 거듭나기 위해 줄기차게 수도권의 문을 두드리는 소주가 있다.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보해양조의 ‘아홉시반’이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순 없지만 목표의 70%는 달성했다고 봅니다.”

6일 전남 장성군 보해양조 공장 집무실에서 만난 임효섭 회장(64)은 아홉시반의 지난 10개월 실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주류업계는 아홉시반이 강남과 홍익대 인근 등 서울의 주요 상권에서 인지도를 상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보해의 전국 주류시장 점유율은 5% 안팎으로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무학의 뒤를 잇고 있다.


보해는 전남 목포시에 본사를 둔 광주·전남지역 향토기업이다. 대표 제품인 ‘잎새주’는 이 지역 술상에 단골로 오르는 소주다. 지역 점유율이 70%를 웃돈다. 이런 텃밭을 두고 수도권 시장을 계속 공략하는 이유에 대해 임 회장은 “(수도권은) 국내 소주 소비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고 상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음주 인구가 줄고 지역 주민의 수도권 유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손을 놓고만 있다면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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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는 전국구용 제품을 새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다른 업체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무학은 부산·경남서 인기인 ‘좋은데이’를 수도권으로 들고 왔다. 임 회장은 “진정한 전국구 업체가 되려면 제품도 전국 고객을 겨냥한 것으로 내놔야 한다는 게 회사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보해는 1990년대 말 전국 시장서 여러 차례 이슈를 일으킨 경험이 있다. 1996년 3월에 출시한 프리미엄 소주 ‘김삿갓’(꿀, 보리 주정 등 고급 원료로 맛, 향을 차별화)과 그 이듬해 내놓은 ‘곰바우’ 등을 통해서다. 그때 임 회장은 수도권 영업을 담당하는 임원이었다. 그는 “당시 시장 점유율이 10%를 웃돌았고 각지의 도매상들은 제품을 보내 달라고 아우성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보해는 한때 어려운 시절을 보내야 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큰 고비였다. 보해가 최대주주인 보해저축은행의 부실과 유동성 위기는 회사를 경영 위기로 몰아넣었다.

2013년 취임한 임 회장은 일단 경영 정상화에 온 힘을 쏟아야 했다. “책상 위에 모든 지출 내역을 올려놓고 줄일 수 있는 것을 죄다 표시했습니다. 그 덕분에 이제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됐지요.” 실제 보해는 2013년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2014년 역시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임 회장은 “식당에서 다른 소주를 마시는 손님을 볼 때면 공손하게 보해 제품을 권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자본력을 이길 수 있는 힘은 직원들이 혼을 담아 고객을 대하는 자세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그에게 올해 목표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수도권의 한 집 건너 한 집에서 아홉시반을 만나볼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올해 제 목표입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습니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훑어 나가야지요.”

장성=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임효섭#보해양조#아홉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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