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通 부회장이 下車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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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회장과 60년 인연 설영흥씨 사퇴

2008년 중국 베이징 현대자동차 2공장에서 생산된 중국형 아반떼 1호차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과 이를 바라보는 설영흥 전 중국사업총괄 담당 부회장(오른쪽). 동아일보DB
2008년 중국 베이징 현대자동차 2공장에서 생산된 중국형 아반떼 1호차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과 이를 바라보는 설영흥 전 중국사업총괄 담당 부회장(오른쪽). 동아일보DB
설영흥 현대자동차그룹 중국사업총괄 담당 부회장(69)이 물러났다. 설 전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베이징자동차(北京汽車)와 2002년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최성기 사장
최성기 사장
현대차그룹은 11일 설 전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설 전 부회장의 사임은 현대차가 지난달 27일 중국 충칭(重慶) 시와 4공장 건립과 관련한 전략 합작 기본 협의서를 체결한 직후여서 특히 관심을 끈다. 그의 사임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4공장 건립을 발표한 이후 1년 가까이 중국 중앙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반면 중국 시장 1위인 폴크스바겐은 2016년까지 4개 공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설 전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최측근이다. 그는 정 회장보다 7세 아래로 화교 출신이다. 1950년대 경복고 학생이던 정 회장은 서울 중구 명동의 설 전 부회장 아버지가 경영하던 ‘국빈’이라는 중국요리점을 즐겨 찾았다. 정 회장과 설 전 부회장은 그때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1994년 현대모비스(당시 현대정공) 중국사업총괄 고문으로 입사해 2004년 현대차그룹 부회장에 올랐다. 그는 중국 고위관료 및 기업인들과의 ‘관시(關係·관계)’를 바탕으로 2002년 국내 최초로 중국에서 자동차 생산 승인을 받아냈다. 중국 내 자동차 합작사 중에선 네 번째였다.

지난해 중국에서 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東風悅達)기아의 판매량은 157만7000대로 점유율은 10.4%다. 올해 목표는 171만 대로 잡았다. 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기아의 점유율은 최근 몇 년간 10%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설 전 부회장의 빈자리는 11일 중국사업 총괄담당 사장으로 승진한 최성기 베이징현대 부사장(64)이 채운다. 최 신임 사장은 2002년 합작사를 만들 때 협상팀을 이끌었던 인물로 둥펑웨다기아 총경리, 베이징현대 총경리 등을 지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설영흥#현대차#베이징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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