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 비결은 속도와 각도… “45도보다 높게 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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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 보면 재미있는 ‘농구의 과학’

3점슛-덩크슛 어떻게 쏘나?
이달 1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막을 내린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 농구 국가대표팀이 3위에 올라 내년 8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농구 월드컵’ 출전권을 16년 만에 획득했다. 이런 오랜만의 쾌거는 위기의 순간마다 터진 정확한 ‘3점슛’과 호쾌한 ‘덩크슛’ 덕분이다. 농구 경기를 보는 관중도 멀리서 던진 공이 그물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선수들이 나비처럼 날아서 그물 안에 공을 내려 꽂는 모습에 열광했다.

선수들은 수년간의 훈련을 통해 몸에 익은 대로 움직였지만 그 안에는 정확하게 슛을 쏘고,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과학 법칙이 숨어 있다.

○ 이론상으론 45도가 최상의 슈팅 각도

3점슛 성공의 비결은 ‘속도’와 ‘각도’에 있다. 6.25m나 떨어진 거리에서 지름 45cm의 작은 림에 공을 정확히 넣으려면 공의 단면과 림의 수평면이 최대한 겹치도록 해야 한다. 공과 림의 면적이 최대한 겹쳐야 림을 맞고 튕겨 나오는 일이 없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공의 낙하 각도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본능적으로 ‘포물선 운동’ 법칙을 따라 3점슛을 쏜다. 이 법칙에 따르면 힘을 가장 적게 들이고 물체를 멀리 던질 수 있는 각도는 45도다.

이론상으로는 45도가 최적의 슈팅 각도지만 실제 점수로 이어지려면 45도보다 조금 더 높은 각도로 던져야 한다. 선수가 슛을 쏘기 위해 점프를 하더라도 공의 출발 지점인 손보다 도착 지점인 림이 더 높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45도나 이보다 낮게 슛을 날리면 공이 림에 떨어질 때 각도는 45도보다 작아져 공이 튕겨 나오거나, 림에 못 미치고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또 힘을 조금 빼고 공을 던지는 이유는 속도가 느리면 공이 림에 맞더라도 반발력이 작아 림 안쪽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슛을 쏘는 지점부터 골대까지의 거리와 비례하는 속도로 공을 던지는 것이 가장 좋다. 즉, 골대와의 거리가 5m인 지점에서 슛을 쏠 경우 초속 5m 정도로 던지면 된다는 말이다.

국민대 체육학부 이기광 교수는 “공의 낙하 각도가 작으면 그만큼 공이 들어갈 수 있는 림의 넓이가 작아지는 셈이니 애초에 슛을 45도보다 5도 정도 높은 각도로 던져 림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마지막 스텝서 속도 줄여라

예전에는 ‘덩크슛’ 하면 키가 큰 선수들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농구선수로서는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선수들 중에서도 덩크슛을 구사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작은 키를 ‘점프력’으로 대신하기 때문이다.

점프를 잘하려면 하체와 허리 근육을 강화해 순발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달리면서 얻은 가속도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점프는 도움닫기에서 얻은 가속도와 강한 발 구르기에 의한 반작용으로 얻는 관성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달려오는 가속도가 너무 크면 발과 농구 코트의 작용-반작용이 잘 이뤄지지 않아 도움닫기 후 도약 각도가 작아지게 된다. 수평 방향으로 작용하던 운동량을 수직 방향으로 바꿔야 하는데 달려오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방향 전환이 어려워 높이 뛸 수 없다는 말이다.

이기광 교수는 “농구선수들이 빠르게 드리블해 오다 마지막 한두 스텝에서 속도를 줄이면서 점프하는 이유도 땅을 정확하게 밀어 힘의 방향 전환을 제대로 하기 위한 것”이라며 “높이뛰기와 마찬가지로 농구에서도 달려오는 속도를 조절해 60도 정도의 각도로 도약할 때 가장 높이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전준범 동아사이언스 기자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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