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사내이사후보 선임 붐… 기업들 “경영권-책임 동시 부여”

  • Array
  • 입력 2012년 3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 올 주요기업 주주총회 특징

올해 주요 기업 주주총회에서 오너 일가 2, 3세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경제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6일 주총에서 한진그룹 3세들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조양호 한진 회장의 자녀인 조현아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가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올라와 있다. 현대제철은 16일에 열리는 주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현대제철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올려놓았다. 정 부회장이 현대제철 사내이사가 되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 6곳의 등기이사가 되면서 그룹 후계자로서 입지를 강화하게 된다. 농심도 같은 날 주총에서 신춘호 회장의 셋째 아들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제안했다.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해당 기업들은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말한다. 등기 임원이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인 만큼 오너 2, 3세에게 경영권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과거에는 오너들이 실질적으로 기업을 지배하면서도 이사를 맡지 않아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등재는 경영실적에 관해 주주들에게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회 내 오너 일가가 너무 많아지면 이사회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사외이사들도 있긴 하지만 총수나 대주주의 눈치를 보느라 제 역할을 못하는 곳이 적지 않다”며 “주총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되면 몇몇 기업은 이사회 다수가 오너 일가로 채워져 이사회의 독립성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