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하 그림’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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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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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국립미술관에 보수 맡긴 유화 사라져
재산신고 목록엔 없는 작품… 경찰에 수사 의뢰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국립현대미술관에 편법으로 보관하던 미술품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유 총재는 외무부 장관에서 퇴임한 1998년 미술품 보수를 의뢰하면서 맡긴 뒤 해당 작품의 보수가 끝난 뒤에도 이를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 총재는 특히 분실된 미술품이 1988년 구입 당시 5만 파운드(현재 환율로 약 8850만 원)로 고가였지만 1993년 9월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작품 가격을 적시하지 않는 등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를 맡은 서울지방경찰청은 17일 “유 총재에게서 수사 의뢰를 받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없어진 그림의 행방을 찾고 있다”며 “하지만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작품은 네덜란드 화가 알베르트 스헹크의 가로 1m, 세로 1.5m 크기의 유화(사진)로 유 총재가 1988년 벨기에 화상(畵商)을 통해 사들인 것이다. 유 총재는 외무부 장관 재임 시절 공관에 걸었던 이 작품을 장관직에서 퇴임하며 국립현대미술관에 보수를 맡겼다.

이날 유 총재 측은 “작품 크기가 커 다른 전시 장소를 수소문하다 2000년 초반에 그림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2007년 현대미술관장이 교체돼 다시 찾아봤지만 없었으며 도난신고를 하지 않으면 소유권 회복이 힘들다고 해 지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작품 구입 이후인 재산 공개 당시 유 전 장관의 재산 목록엔 ‘서양화 12점’이 신고돼 있지만 작품 가격은 쓰여 있지 않다. 당시 유 전 장관의 재산은 미술품 12점과 조각품 9점을 제외하고 총 8억5000만 원 규모였다. 동아일보는 해명을 위해 유 전 장관과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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