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녹화 ‘복장검사’ 현장… 뮤뱅 제작진 “맨살 노출 NO!”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방송 출연 아이돌그룹 선정적 안무 도마 오르자

KBS ‘뮤직뱅크’(위쪽)와 MBC ‘쇼 음악중심’(아래쪽)에 출연한 신인 여성그룹 ‘나인뮤지스’. 이들은 하루 차이로 방송된 두 프로그램에서 대조적인 의상을 선보였다. 사진 제공 KBS·MBC
KBS ‘뮤직뱅크’(위쪽)와 MBC ‘쇼 음악중심’(아래쪽)에 출연한 신인 여성그룹 ‘나인뮤지스’. 이들은 하루 차이로 방송된 두 프로그램에서 대조적인 의상을 선보였다. 사진 제공 KBS·MBC
“비치는 스타킹도 안 돼요. 저 스타킹은 너무 얇은 것 같은데….” “맨살을 보이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바지로 갈아입고 오세요.”

22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 때 아닌 ‘복장 검사’가 한창이었다. 사전 녹화에 앞서 신인 그룹 ‘나인뮤지스’ 멤버들의 무대 의상을 제작진이 일일이 점검하는 현장이었다. 무대 의상으로 치마를 준비했던 멤버 3명은 다시 대기실로 돌아가 검은색 반바지로 갈아입고 스타킹을 신은 후에야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이날 함께 출연한 걸그룹 ‘레인보우’도 상의를 약간 벗어 한쪽 어깨를 보여주는 안무를 빼고 무대에 섰다.

이에 앞서 18일 KBS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은 “KBS ‘뮤직뱅크’를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성년 가수들이 선정적인 옷을 입고 나와 선정적인 춤을 추고 있었다”며 “오락프로에서도 미성년 아이돌에게 섹시한 춤을 출 것을 요구한다.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민망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인규 KBS 사장은 “사회 통념을 벗어난 선정적인 복장과 안무에 대해 자체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나오는 ‘뮤직뱅크’에 대해서는 뮤직뱅크용 복장과 안무를 별도로 준비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작진이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밝힌 대로 KBS는 출연자들의 복장에 대해 내부적으로 나름의 규칙을 적용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오래전부터 방송 심의규정에 따라 선정적인 안무나 복장은 규제를 하고 있었다”며 앞으로 치마 길이 등 더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면 만들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매니저는 “(뮤직뱅크) 제작진 측에서 ‘가슴 모으고 이런 거는 절대 안 된다’는 등 복장뿐만 아니라 안무도 꼼꼼히 체크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꼼꼼히 여성 아이돌 그룹의 복장과 안무를 챙기다 보니 팬들 사이에서는 “뮤직뱅크 PD는 남자 아이돌만 좋아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SBS도 2개월 전에 이와 관련된 제작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여성 아이돌 그룹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김태성 SBS 예능국장은 “그룹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노출이나 안무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특히 미성년자들의 경우에는 한동안 유행했던 선정적인 몸짓과 배꼽티 등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 뮤직뱅크에서 9명 모두 ‘맨살’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무대에 섰던 나인뮤지스는 17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선 6명이 짧은 치마와 핫팬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KBS 뮤직뱅크와 달리 SBS 인기가요에서는 배꼽이 훤히 드러나는 짧은 상의를 입고 출연하기도 했다. 23일 MBC ‘쇼 음악중심’에 출연했던 이들의 의상도 인기가요에서와 다를 바가 없었다. 뮤직뱅크에서 제외됐던 레인보우의 안무도 이들 프로그램에서는 아무런 수정 없이 그대로 이어졌다.

뮤직뱅크 연출을 맡고 있는 서수민 PD는 “여성 아이돌 그룹의 선정적인 안무와 복장은 KBS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방송사들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동영상=조승우도 걸그룹을 좋아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