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자료 한국공개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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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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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 고손자 日중의원 마쓰모토

日 방위성 정무관 밝혀
“安의사 서거 100주년 맞아 日 국회도서관 자료수집”

안중근 의사에게 1909년 저격당한 일본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고손자(4대)가 안 의사의 유해 등과 관련한 정보를 한국 측에 알려주기 위해 일본 국회도서관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손자는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사진) 중의원 운영위원장이다.

일본 중의원 의원인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방위성 정무관은 25일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일관계의 새로운 100년 기획포럼’ 인사말을 통해 “(대한제국 말기에) 초대 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의 고손자 마쓰모토 의원은 현재 국회도서관 운영을 총괄하는 중의원 운영위원장”이라며 “안 의사가 돌아가신 지 100년 되는 올해, 한국에서 안 의사 유골과 매장 장소 등 관련 정보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마쓰모토 의원이 관련 자료를 찾으면 전부 공개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가시마 의원은 “이 얘기는 여기서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959년생인 마쓰모토 의원은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중의원 4선 의원이다. 지역구는 효고(兵庫) 현이며, 부친이자 이토 히로부미의 증손자인 마쓰모토 주로(松本十郞)도 효고 현에서 중의원 의원을 지냈다. 효고 현은 이토 히로부미가 초대 현지사를 지낸 곳이다.

한편 김구 선생의 손자 김양 국가보훈처장은 일왕 방한 문제가 화제가 됐던 올해 초 “광복되면 조국에 묻어 달라는 안 의사의 유언을 지킬 수 있도록 유해 매장 관련 기록과 사진 등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며 “안 의사 유해 문제가 해결되기 전 일왕 방한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한국 측의 집념이 강한 것을 알고 이토 히로부미의 고손자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이날 포럼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한일관계의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의 바람직한 양국관계를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주일 한국대사관이 주최했다. 한국 측에서는 권철현 주일대사와 이혁 정무공사 등 대사관 관계자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전략적인 일한관계를 구축하는 의원모임’ 회장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 모임 사무총장인 이치무라 고이치로(市村浩一郞) 중의원 의원 등 민주당의 지한파 의원들이 참석했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향후 20년의 역사는 한국의 경우 통일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고, 일본은 한국 통일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와카미야 요시후미(若宮啓文) 아사히신문 칼럼니스트는 토론에서 “올해는 한일 병합 100년이고 2015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자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2015년까지 한일 화해를 대폭 진척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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