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플래시 버린 6가지 이유 입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30일 14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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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pple.com/hotnews/thoughts-on-flash/ (애플사 홈페이지에 실린 잡스의 편지)

애플이 자사의 인기 제품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어도비 플래시를 금지한 것과 관련해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홈페이지를 통해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IT업계에서 애플이 어도비 플래시를 탑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애플이 앱스토어를 보호하기 위한 사업상 목적으로 플래시를 금지했다"라는 비난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현재 어도비의 플래시는 개인용 컴퓨터의 95% 이상에 설치돼 동영상 재생을 지원해주고 있다.

잡스는 29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플래시에 대한 생각(Thoughts on Flash)'이라는 1700단어로 된 장문의 편지를 올렸다. 그는 6가지 이유를 들어 어도비 플래시를 금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첫째 그는 어도비 플래시 기술의 100% 독점성을 들었다. 그는 "플래시가 널리 쓰인다고 해서 개방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플래시는 어도비만 판매하고 가격 결정도 어도비만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폐쇄적"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애플이 채택한 HTML5가 기술적으로 완전히 개방돼 있기 때문에 어도비도 미래를 위해 HTML5와 같은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애플에 대한 비난은 줄여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둘째 그는 풀 웹(full web) 지원과 관련해 "거의 모든 웹 동영상은 플래시가 아니더라도 새 포맷에 의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애플의 기기는 어도비의 주장처럼 플래시 게임을 할 수는 없으나 대신 5만 개의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앱스토어가 있고 이들 대부분은 무료라고 설명했다.

셋째로 잡스는 플래시가 보안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만텍에서 발표한 보안 자료를 인용해 2009년에 플래시가 최악의 보안위험 평가를 받았으며, 모바일 기기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한 플래시가 모바일 장치에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어도비와 조율해 왔으나 해결되지 않았다"며 "플래시를 지원해서 애플 제품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넷째로 잡스는 플래시 동영상을 감상하려면 배터리 소모가 큰 점을 들었다. 이런 점이 긴 시간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는 모바일 장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 다섯째로 플래시가 마우스를 이용하는 PC 기반으로 개발돼 터치스크린 방식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끝으로 잡스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면서 "개발자들에게 가장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를 원하며, 그들이 이제껏 볼 수 없는 최고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걸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플래시는 PC시대에 만들어진 PC와 마우스를 위한 것"이라며 플래시를 구시대의 유물로 규정하고 "새로운 공개표준은 모바일 시대에 만들어졌다. HTML5가 모바일기기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애플과 어도비는 1980년대 절친한 사업 동료였지만 애플이 경영난을 겪고 있을 때 어도비가 애플을 배척한 채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등과 손을 잡으면서 관계가 어긋나게 됐다. 최근 어도비는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으로 눈을 돌렸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2.2 버전에 플래시를 지원키로 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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