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24>惡影不將燈作伴, 怒形常與鏡爲讐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2시 58분


惡(악)은 추하거나 악함을 뜻하며 心(심)이 의미요소이다. 발음요소인 亞(아)는 버금하다 즉 한 단계 떨어짐을 뜻하나, 본래는 추하다는 뜻으로 닭처럼 불룩한 가슴에 곱사등을 한 것을 나타냈다. 따라서 의미요소의 역할도 겸한다. 怒(노)는 화를 내다의 뜻이다.

影(영)과 形(형)은 모두 모습이나 형체를 뜻한다. 그 의미요소인 삼(삼)은 모습이나 무늬와 관련됨을 나타낸다. 惡影(악영)과 怒形(노형)은 추한 모습과 노한 모습 또는 그런 사람을 가리킨다.

將(장)은 여기서는 ‘∼와 함께’에 해당하며 뒤의 與(여)와 같다. 의미요소인 寸(촌)은 손과 관련됨을 나타낸다. 잡거나 쥐다의 뜻이 있으며 ‘∼으로’ 또는 ‘∼을’에 해당하기도 한다. 바치거나 보내다, 시행하거나 인솔하다, 그리고 日就月將(일취월장)처럼 나아가다의 뜻도 있다. 將次(장차)처럼 미래를 표하며, 將帥(장수)의 뜻도 있다.

燈(등)은 등잔 또는 등불이다. 본래는 초를 놓는 등(등)이 隸書(예서)로 변하는 과정에서 燈(등)으로 바뀌었다. 伴(반)은 同伴(동반)하다 또는 伴侶者(반려자)의 뜻이다.

作伴(작반)은 짝하다의 뜻이다. 常(상)은 늘 또는 항상, 鏡(경)은 거울이다. 讐(수)의 본뜻은 대답하다로 言(언)이 의미요소이다. 怨讐(원수) 또는 갚다의 뜻이 있다. 仇(구) 역시 원수의 뜻이 있어 讐(수)대신 쓰기도 하나 별개의 글자로 짝이나 배우자의 뜻도 있다.

추하면 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꺼린다. 그러니 밝음을 반길 리 없다. 화를 내면서 그 험한 모습이 좋다고 거울에 비춰볼 사람도 없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언제나 환히 드러내고 즐겨 돌아볼 수 있다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리라. 淸(청) 李漁(이어)의 ‘奈何天(내하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