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출연자 선정 시비

  • 입력 2008년 9월 23일 11시 48분


KBS 시청자 게시판
KBS 시청자 게시판
KBS 인간극장의 ‘어느날 갑자기’편 방송화면. 사진출처 KBS인간극장 사이트
KBS 인간극장의 ‘어느날 갑자기’편 방송화면. 사진출처 KBS인간극장 사이트
KBS 2TV‘인간극장’의 22일 방영분 ‘어느날 갑자기’가 논란에 휩싸였다. 출연진인 사채 피해 부부가 실은 타 방송에서 이미 도움을 받았고 사생활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논란이 일자 제작진이 게시판에 해명글을 직접 올렸지만 성난 누리꾼들의 반박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기로 3억원을 잃고 두 번의 교통사고까지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고 사채빚에 시달리다 오갈데 없이 30개월째 병원에서 기거하고 있는 건축 설계사 강씨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됐다.

만삭의 몸으로 남편을 간호 중인 부인 한 씨는 “처음에 빌린 돈은 50만원 이었다. 그런데 그 50만원이 갚을 때는 80만원이 된다”며 “그 돈을 갚으려고 다른 사채를 빌려 쓰고 그 사채를 또 갚으려다 보니 계속해서 빚이 불어나 결국 6000만 원이 됐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 냈다.

하지만 방송이 나간 후 한 시청자가 “이들 부부의 과거사를 폭로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자신을 강 씨의 전 부인의 지인이라고 소개한 이 시청자는 두 사람이 결혼한지 얼마 안돼 강 씨의 오토바이 사고가 났고 혼수 상태에 빠진 남편을 수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몸을 추스른 남편에게 임신한 내연녀까지 생기고 사고로 받은 합의금 마저 도박으로 날렸다고 덧붙였다. 결국 둘은 이혼했고 전 부인은 위자료 한푼 못받았다고 적어 놓았다.

게다가 이들 부부가 이미 다른 방송사에 출연해 도움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로 부부는 7월22일 CBS 방송에서 ‘만삭의 아내가 하지마비 남편 간병한다’는 내용으로 소개돼 고양시 등 여러 곳의 도움과 후원으로 임대주택을 얻었고, 사채 문제 또한 한 법무사의 도움을 통해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게시판에서 “제작진이 출연자들의 과거를 은폐하고 의도적으로 미화해 동정심만 유발하고자 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후원금을 노린 사기극”이라는 비난도 빗발쳤다.

파문이 커지자 인간극장 제작진은 23일 시청자 게시판에 해명글을 올렸다.

제작진은 “본 방송은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사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제작됐다”며 “촬영을 시작할 당시, 강모씨 부부는 한 자선단체를 통해 임대 아파트를 받기는 했으나 아직 입주할 준비가 끝나지 않아 네 살 된 딸과 함께 2년여 동안 해오던 병원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후원금을 모금하기위한 의도된 방송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CBS를 통해 모금된 후원금은 저희 제작진의 촬영이 모두 끝난 후 지급됐다.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중에는 출연자와 제작진 모두 언제 어느 정도의 후원금이 모금 될 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진은 재혼 사실 은폐 의혹에 대해 “강 씨가 재혼을 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으나, 이는 사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겠다는 본 프로그램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었으므로 방송을 통해 다루지 않았을 뿐이다. 의도적으로 감추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간극장을 연출한 김용두 프로듀서는 언론 인터뷰에서 “전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억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무조건 오해하고 비난하긴 아직 이르다. 2부를 보고 나면 시청자들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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