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논술의 길 찾기]나폴레옹은 누구였나

  • 입력 2008년 6월 16일 02시 57분


나폴레옹은 프랑스 혁명의 계승자인가, 독재를 꿈꾼 정복자인가?

“내 사전엔 불가능이란 없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등 수많은 명언으로 유명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그는 프랑스 식민지 출신 군인에서 프랑스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은 프랑스 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를 유럽 각지에 널리 전파하고, ‘나폴레옹 법전’을 편찬하는 등 국민국가 탄생에 큰 공을 세운 그를 영웅으로 평가한다.

그는 유럽 전역에 전쟁의 소용돌이를 일으킨 ‘전쟁광’으로 비판받기도 한다. 나폴레옹에 대한 부정적 입장에서 보면, 그는 주권의 원리가 본질적으로 국민에게 있다는 프랑스 혁명의 이념을 무시하고 유럽 전체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자 한 독재자일 뿐이다. 나폴레옹은 프랑스 혁명의 이념을 전파한 프랑스 혁명의 계승자인가, 아니면 독재를 꿈꾼 정복자인가?

나폴레옹은 프랑스 혁명 당시 왕당파의 반란을 토벌하는 여단 부관으로 큰 공을 세우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1795년 총재정부가 들어서면서 프랑스 혁명이 끝나지만 제1차 대프랑스 동맹에 의한 프랑스 포위체제가 계속되고 있었고 허약한 총재정부는 군부에 의존해야만 했다. 1796년 나폴레옹은 27세의 젊은 나이로 이탈리아 원정군 사령관으로 발탁되어 이듬해 오스트리아를 무찌르고, 제1차 대프랑스 동맹을 붕괴시키면서 일약 국민적 영웅이 된다. 그가 이집트로 원정을 떠난 후 제2차 대프랑스 동맹이 결성되자 나폴레옹은 급히 귀국해 무력한 총재정부를 쿠데타로 쓰러뜨린다. 이후 세 명의 통령으로 이루어진 ‘통령정부’를 세우고 자신은 제1통령이 된다.

제1통령이 된 나폴레옹은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함을 선언하였고, 능력에 따라 기회를 보장하는 국민 교육 제도를 정비한다. 국내 산업 육성과 물가 안정에도 힘썼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을 통해 인기를 얻은 나폴레옹은 1804년 12월 국민 투표 결과 99.8%라는 경이로운 찬성률을 얻어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황제가 된 나폴레옹은 아우스터리츠전투에서 오스트리아·러시아군을 꺾고, 전 유럽을 제압하면서 그 위세를 세계에 떨쳤다.

그러나 나폴레옹의 지배가 장기화되고 그가 자신의 형제, 자매들을 정복 지역의 새 왕으로 임명하면서 정복 지역의 민심은 점차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런 와중에 나폴레옹은 유일한 적인 영국을 경제적으로 따돌리기 위해 ‘대륙봉쇄령’을 내렸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영국과의 무역에 의존성이 컸던 대륙 국가들이 몰래 무역을 하자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침략하여 본보기를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실패하면서 그의 기세도 기울어지고, 결국 1814년 3월 연합군에 의해 엘바섬으로 유배됐다. 1815년 3월 그는 다시 파리로 들어가 황제에 즉위하였으나 워털루전투에서 패하여 영국에 항복했다. 그 뒤 나폴레옹은 대서양의 세인트 헬레나섬에 유배되고 그곳에서 최후를 맞이하게 됐다.

나폴레옹은 프랑스 혁명 이후 불안정한 사회와 내분을 수습하여 프랑스를 부흥시키는 데에 기여하였다. 특히 그가 편찬한 ‘나폴레옹 법전’은 법 앞의 평등, 종교의 자유, 경제 활동의 자유 등 근대적인 가치관을 도입한 획기적인 것으로 세계 각국의 법체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나폴레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그의 독재자적인 행태에 초점을 맞춘다. 나폴레옹이 전쟁을 일으킨 명목 중에는 상대국을 해방시켜준다는 경우가 많았다. 이탈리아를 오스트리아로부터, 이집트를 오스만투르크로부터 해방시켜주겠다고 하여 전쟁을 일으켰고 상대국 민중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침공하는 프랑스군을 오히려 혁명군으로 환영하였다. 하지만 프랑스군은 점차 혁명군에서 점령군으로 변해간다. 나폴레옹은 1808년 스페인을 점령한 뒤 국민들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형인 조제프를 왕위에 앉히고, 프랑스의 점령에 반대하는 스페인 사람들을 학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탄압했다. 유럽의 점령국들이 나폴레옹에 저항하면서 민족의식을 갖게 된 것은 나폴레옹이 의도하지 않았던 반작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심화학습

극단의 평가를 받고 있는 나폴레옹은 프랑스 혁명의 이념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였지만, 다른 한편으로 거대한 제국의 황제이자 절대 권력자였다. 본문을 참고하여 나폴레옹의 상반된 모습에 대하여 찬반토론을 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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