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순환도 완전 개통… 서울-경기 북부 아파트 값 뜀박질?

  • 입력 2008년 1월 1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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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한달새 5000만원 오른 곳도

노원-도봉구 ‘후광효과’… 양주도 들썩

“남부권과 격차 줄것” “추가 상승 어려워” 전망 분분

교통난 등으로 ‘찬밥’ 취급을 받던 서울과 경기 북부지역의 아파트 값이 최근 들썩이고 있다. 경기권 외곽을 빙 둘러 잇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마지막 공사 구간인 ‘송추 나들목∼의정부 나들목’(7.5km)이 지난해 12월 28일 완전 개통됐기 때문이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하면 경기 고양시에서 남양주시까지 차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종전보다 40분 정도 단축된다. 또 경기권 도시들은 서울을 거치지 않고도 도(道)내 어디라도 쉽게 갈 수 있게 됐다.

송추 주변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 외에도 경전철 사업, 뉴타운 사업, 미군기지 이전 등의 호재(好材)가 겹치면서 분양 예정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수혜지는 의정부시와 양주시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으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경기 의정부시와 양주시를 꼽는다.

의정부시는 그간 경기 북부권 도시 중 상대적으로 서울과 거리가 가까우면서도 동부간선도로 등의 정체가 심해 이동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으로 의정부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대면 진입이 가능해진 것.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전 구간 개통 이후 ‘송추 나들목∼의정부 나들목’과 인접한 의정부시 가능동과 녹양동 일대 아파트 값은 한 달 사이 2000만∼5000만 원까지 올랐다.

의정부시 가능동 SK뷰 아파트 96m²(29평형)는 한 달 사이 5250만 원이 올라 매매가 시세가 2억6000만 원 수준에서 형성됐다. 의정부시 호원동 건영 102m²(31평형)와 미도아파트 109m²(33평형)도 한 달 사이 2000만 원이 올라 2억3000만∼2억60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개통으로 ‘교통 요지’로 탈바꿈할 예정인 양주시 고읍동의 현대아파트 122m²(37평형)도 같은 기간 2500만 원 이상 호가(呼價)가 올랐다.

서울 북부권인 노원, 도봉구에서도 개통의 후광(後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미라보 아파트 109m²(33평형)는 현재 시세가 2억9500만 원 수준으로 최근 한 달 사이 3500만 원가량 올랐다.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2차 아파트 142m²(43평형)도 같은 기간 3000만 원이 올라 4억7000만 원 수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경기 남부권 인기 뛰어넘을까

서울외곽순환도로의 개통으로 경기 북부권 도시에 대한 평가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같은 도내인 남부권의 위상을 뛰어넘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대로 수도권 규제가 완화된다면 상대적으로 경기 북부권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 경기 남부권과 격차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에 가까운 남부권의 인기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팀장은 “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에 앞서 북부권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이 올랐고 부동산 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는 ‘서울 강남권 진입 효과’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과 연결되는 전철 등의 대중교통이 취약한 것도 집값이 추가 상승하는 데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서울 북부지역의 재개발이 활발해지면 오히려 경기 북부지역에서 서울로 사람들이 돌아오는 ‘회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경기 북부의 아파트를 사려면 현장에 가서 입지와 시세를 확인한 뒤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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