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30>夢中說夢

  • 입력 2007년 7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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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말하려는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 자신의 관점이 분명해야 한다. 관점이 분명하지 않은 사람의 말이나 주장은 명쾌할 수 없다.

말이 불분명한 사람은 자신이 말하려는 내용을 잘 모르고 있거나 자신의 관점이 불분명하다. 이런 사람의 말은 횡설수설(橫說竪說)하여 요지를 알아듣기 어렵다. 세상에는 이런 말이 마치 진실인 듯 돌아다니고, 세인들은 이런 말에 현혹되어 자신을 잃어간다.

夢中說夢(몽중설몽)이라는 말이 있다. 夢은 꿈이라는 뜻이다. 現夢(현몽)은 ‘죽은 사람이나 신령 등이 꿈에 나타나다’라는 뜻이고 解夢(해몽)은 ‘꿈을 풀이하다’라는 뜻이다. 現은 나타나다, 解는 풀다는 뜻이다. 惡夢(악몽)은 나쁜 꿈이라는 말이고 吉夢(길몽)은 좋은 꿈이라는 말이다. 惡은 나쁘다, 吉은 길하다 또는 좋다라는 뜻이다. 中은 가운데라는 뜻이지만 이런 경우에는 꿈속이라는 말이 된다. 喪中(상중)은 상례를 치르는 중이라는 말로 忌中(기중)이라는 말과 같다. 說은 말하다, 이야기하다, 이야기라는 뜻이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夢中說夢은 ‘꿈속에서 꿈을 이야기하다’는 뜻이다. 꿈 이야기 자체도 믿을 수 없을 만큼 황당한 경우가 있는데 꿈속에서 나눈 또 다른 꿈 이야기는 어떻겠는가? 아무런 근거도 없는 황당한 이야기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황당한 이야기에 가끔 우리의 마음을 준다. 노력으로 얻어야 할 것을 횡재로 얻으려 하고, 한 걸음 한 걸음 가야 할 곳을 건너뛰어 가려고 한다. 그런 때에는 夢中說夢 같은 황당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대반야바라밀다심경’에 나오는 말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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