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돈’ 잡기 대소동… 신권 발행 첫날 한은 앞 북새통

  • 입력 2007년 1월 23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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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기다렸어요”한국은행이 새 1만 원권과 1000원권 교환을 시작한 22일 일련번호가 빠른 지폐를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별관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있다. 신원건 기자
“밤새 기다렸어요”
한국은행이 새 1만 원권과 1000원권 교환을 시작한 22일 일련번호가 빠른 지폐를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별관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있다. 신원건 기자
22일 시중에 첫선을 보인 새 1만 원권(위)과 1000원권(아래). 기존 지폐에 비해 크기가 작아지고 위조방지 기능이 강화됐다. 사진 제공 한국은행
22일 시중에 첫선을 보인 새 1만 원권(위)과 1000원권(아래). 기존 지폐에 비해 크기가 작아지고 위조방지 기능이 강화됐다. 사진 제공 한국은행
22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 화폐 교환창구 앞.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 칭칭 동여맨 목도리로 무장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은 이날 처음 발행되는 새 1만 원권과 1000원권의 앞쪽 번호를 차지하기 위해 사흘 전부터 줄을 서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새 지폐 교환은 약속시간인 오전 9시 반이 됐는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번호표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줄 앞쪽에 있던 사람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간 탓이다. 양측 간에 고성이 오가며 멱살잡이까지 한 가운데 경찰이 소동을 일으킨 사람들을 연행하면서 혼란은 간신히 수습됐다.

우여곡절 끝에 행운의 1번 번호표를 받은 이순근(49·경기 성남시) 씨는 “오늘(22일)부터 갑자기 사람이 불어나면서 혼선이 있었지만 내가 1번으로 신권을 교환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날 새 지폐 교환은 시중은행 지점에서도 이뤄졌다. 영업이 시작되는 오전 9시 반부터 사람들이 몰려 오전 한때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지점에서는 1인당 교환 한도를 10장 등으로 최소화해 고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날 시중은행 지점에서 빚어진 혼잡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새 지폐용으로 완전히 바꾸지 않은 탓도 있었던 것으로 은행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한은은 현재 새 지폐를 취급할 수 있는 ATM 교체비율은 70% 안팎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허권범(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4학년), 안서현(연세대 신방과 4학년), 유진(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새 1만 원권 혼천의 도안 “중국서 유래” 논란

한은 “우리 독창적 모형” 해명

새 1만 원권 뒷면 바탕무늬로 들어간 천문관측기구 ‘혼천의(渾天儀·사진)’가 우리 민족 고유의 발명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새 지폐 도안으로 들어간 혼천의는 조선 현종 10년(1669년) 천문학자였던 송이영이 만든 천문관측기구인 ‘혼천시계’의 일부분이다.

국보 제230호인 혼천시계는 오른쪽에 기계식 시계 장치와 왼쪽에 절기와 계절을 표시하는 혼천의로 구성돼 있는데, 새 1만 원권에 들어간 혼천의의 제작원리가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22일 인터넷에서는 “혼천의는 중국에서 유래된 천문관측기구로 새 지폐에 들어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민’이라는 ID의 누리꾼은 “중국산 기계 부품을 왜 한국 지폐에 넣나요?”라며 한국은행을 비판했다.

한은은 “혼천의가 기원전 2세기경 중국에서 처음 고안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새 1만 원권에 들어간 혼천의는 조선 초에 만든 혼천시계의 일부로 우리나라의 독창적 모형”이라고 밝혔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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