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새 지폐 교환은 약속시간인 오전 9시 반이 됐는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번호표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줄 앞쪽에 있던 사람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간 탓이다. 양측 간에 고성이 오가며 멱살잡이까지 한 가운데 경찰이 소동을 일으킨 사람들을 연행하면서 혼란은 간신히 수습됐다.
우여곡절 끝에 행운의 1번 번호표를 받은 이순근(49·경기 성남시) 씨는 “오늘(22일)부터 갑자기 사람이 불어나면서 혼선이 있었지만 내가 1번으로 신권을 교환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날 시중은행 지점에서 빚어진 혼잡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새 지폐용으로 완전히 바꾸지 않은 탓도 있었던 것으로 은행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한은은 현재 새 지폐를 취급할 수 있는 ATM 교체비율은 70% 안팎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허권범(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4학년), 안서현(연세대 신방과 4학년), 유진(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새 1만 원권 혼천의 도안 “중국서 유래” 논란
한은 “우리 독창적 모형” 해명
새 1만 원권 뒷면 바탕무늬로 들어간 천문관측기구 ‘혼천의(渾天儀·사진)’가 우리 민족 고유의 발명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새 지폐 도안으로 들어간 혼천의는 조선 현종 10년(1669년) 천문학자였던 송이영이 만든 천문관측기구인 ‘혼천시계’의 일부분이다.
국보 제230호인 혼천시계는 오른쪽에 기계식 시계 장치와 왼쪽에 절기와 계절을 표시하는 혼천의로 구성돼 있는데, 새 1만 원권에 들어간 혼천의의 제작원리가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22일 인터넷에서는 “혼천의는 중국에서 유래된 천문관측기구로 새 지폐에 들어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민’이라는 ID의 누리꾼은 “중국산 기계 부품을 왜 한국 지폐에 넣나요?”라며 한국은행을 비판했다.
한은은 “혼천의가 기원전 2세기경 중국에서 처음 고안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새 1만 원권에 들어간 혼천의는 조선 초에 만든 혼천시계의 일부로 우리나라의 독창적 모형”이라고 밝혔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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