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채용 40%가 알음알음…기업 ‘사내추천제도’ 확산

  • 입력 2006년 11월 14일 02시 59분


코멘트
《컴퓨터 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는 5년 전부터 연간 채용 인원의 30%를 사내(社內)추천제를 통해 뽑고 있다. 직원들에게 수시로 추천할 사람의 이력서를 받은 뒤 면접을 실시해 선발하는 방식이다. 채용에 성공하면 추천한 직원에게 1인당 100만 원의 ‘추천 수당’이 돌아간다.》

정보기술(IT) 업체의 평균 이직률은 10%. 그러나 사내추천제를 통해 들어온 사람들의 이직률은 1∼2%에 불과하다.

이 회사 안현진 인사팀장은 “직원들의 추천을 통해 업무능력 검증을 거치는 데다 아는 사람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에 이직률이 현저히 낮아 사내 추천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4월 사내추천제를 통해 안철수연구소에 들어온 박찬호(컨설팅서비스유닛·33) 과장은 “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분의 추천으로 들어오게 돼 회사에 적응하기가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평소 직무를 통해 알게 된 인맥 등을 통해 인재를 추천하고 직원을 채용하는 사내추천제가 각 기업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취업전문업체 인크루트가 온라인 인맥 전문 사이트 ‘누구’와 공동으로 210개 기업을 대상으로 9, 10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한 기업 가운데 38.6%인 81개 기업이 사내추천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를 실시하는 이유로는 ‘검증된 인재를 뽑을 수 있어서’(53.1%)란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직률이 낮고(23.5%) 채용 비용을 줄일 수 있다(18.5%)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입사 경로로는 ‘직무를 통해 알게 된 인맥’을 통한 경우가 53.1%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인크루트 측은 “평소 인맥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해 주는 조사 결과”라고 분석했다.

추천을 한 직원에게도 응답 기업의 45%가 보상을 해 주고 있었다. 방법으로는 △인센티브(91.7%) 제공 △인사고과 반영(13.9%) 등을 쓰고 있었다.

실제로 올해 사내추천제를 통해 190명을 뽑은 LG필립스LCD의 경우 임원 평가에 추천 실적을 반영하고 있다.

이런 제도를 통해 뽑은 인재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는 의견이 74%였고, ‘다른 직원과 동일하다’는 의견은 26%로 집계됐다.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은 없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이직을 원한다면 일단 현재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업계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자신을 홍보해야 한다”면서 “특히 각종 모임에서 직책을 맡으면 인맥을 쌓는 데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