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

  • 입력 2006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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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제임스 맥그리버 번스 지음·조중빈 옮김/340쪽·1만5000원·지식의 날개

《“단 하나만 바꿀 수 있다면 국가를 개혁할 수 있을 텐데….

사실 그게 그리 쉬운 일도, 그리 작은 일도 아니지만….”

알 듯 모를 듯 운을 뗀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설명을 덧붙였다.

“철학자가 왕이 될 때, 이 세상의 왕이나 군주들이 철학의 정기와 힘을 가질 때, 그리고 정치적 위대성과 지혜가 하나로 만날 때 말일세….”》

정치의 틀을 바꾸는 변혁적 리더십은 사람들의 희망을 일깨우는 첫 불꽃을 일으키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단계마다 누군가의 향도와 바람막이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떠한 정치적 변혁도 그 완성에 이르는 도정은 단칼에 역사를 만드는 ‘위인’의 과업이 아니라 ‘위대한 백성’의 집단적 성취로 수놓아져 왔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지도자는 개인의 권리에 대한 보장이 가장 중요하고도 거의 유일한 민주주의의 잣대임을, 모든 변화는 개인의 열망과 노력에 의해 일어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어떤 지도자도 추종자들의 욕구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고양시키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 주지 못한다면 진실로 그들을 이끌 수 없다.”

결국 리더십의 역할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창조하고 확장시키는 것이다. 행복을 보호하고 키워 나가라. 행복에 불붙여라! 일찍이 존 로크는 행복의 추구, 거기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보았다.

“계몽주의의 천재적 사상가들에게서 유래한 ‘행복의 추구’는 이제 시대적 긴박성을 띠면서 중대한 공공적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저자. 1978년 발표한 ‘리더십 강의’를 통해 리더십을 하나의 학문 분야로 개척하였던 그는 이 책에서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과 가치에 대한 21세기의 통찰을 새롭게 던진다. 원시 아프리카의 부족장에서 미국혁명 시기의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엘리자베스 1세에서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간디, 루스벨트, 고르바초프에 이르는 리더십의 역사적 사례를 좇으며 리더십의 본질과 그 진화, 비전을 살핀다.

저자는 “리더십은 인간의 욕구와 사회 변화라는 가장 어려운 문제의 본질을 밝히는 학문 중의 학문(master science)”이라고 말한다.

리더십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변화가 시작되는 곳에서 리더십은 시작한다.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변화는 사람들 사이에서 강력한 욕구가 싹트면서 시작한다. 개인의 욕구만큼 리더십에 대해 명백하고 절박하게 도전하며 리더십을 단호하게 검증하는 것도 없다.

“지도자는 추종자들의 ‘욕구(want)’를 감정이입을 통해 이해하고, 그것을 하나의 가치로 정립하여 정당한 ‘필요(need)’로 바꾼 뒤 이에 대처한다. 지도자는 추종자들이 욕구를 희망과 열정으로, 다음에는 좀 더 의미 있는 기대로, 최종적으로는 권리로 탈바꿈시키도록 도와준다.”

지도자는 이 과정에서 추종자보다 한 발짝 앞서 나가기도 하지만, 또한 점진적으로 변하는 추종자들의 욕구, 필요, 기대에 밀접하게 보조를 맞춤으로써 계속 전진한다. 추종자들로부터 배우고 지도되는 것이다. 부응함으로써 이끄는 것이다(leading by being led)!

변혁의 리더십, 그 핵심은 노자의 ‘도덕경’에 닿는다.

“낳아 기르되 소유하지 않고/행하되 공을 내세우지 않으며/이끌되 지배하지 않는다….”

원제 ‘Transforming Leadership’(2003년).

이기우 문화전문기자 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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