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0>閏七月(윤칠월)

  • 입력 2006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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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는 윤7월이 있다. 음력 7월이 두 번 있는 것이다. 이를 윤달이라고 하며 한자로는 ‘閏月(윤월)’이라고 한다. 원래 양력 1년은 약 365.24일이고, 음력 1년은 약 354.37일이다. 그러므로 음력 1년은 양력 1년보다 대략 11일이 짧은 셈이다. 이에 따라 3년에 한 달, 또는 8년에 석 달의 윤달을 두게 되어 있다. 만약 음력에서 윤달을 두지 않으면 10년 후에는 양력과 약 110일, 즉 석 달 정도의 차이가 나게 되므로 음력 5월에 추위를 느끼고, 섣달에 더위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윤달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閏’은 ‘윤달’이라는 뜻이다. ‘閏’은 ‘門(문·문)’과 ‘王(임금·왕)’이 합쳐진 글자이다. 글자의 모양을 보면 왕이 문안에 있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옛날에는 윤달이 되면 그 한 달 동안 왕은 문안에서만 지내고 문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閏’의 글자 모양은 이러한 상태를 보여 준다. 그러나 ‘閏’에는 ‘윤달’이라는 의미 외에 ‘나머지, 덧붙이다, 더하다, 중복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이는 윤달이 원래의 달에 덧붙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생겨난 의미이다. ‘수(물·수)’와 ‘閏’이 합쳐진 ‘潤(윤)’은 물이 계속 더해지는 것을 나타낸다. 물이 계속 더해지면 결국 젖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潤’은 ‘물에 젖다’라는 뜻을 갖는다. 물에 젖으므로 ‘윤택하다’라는 의미도 나온다. ‘目(눈·목)’과 ‘閏’이 합쳐진 ‘f(순)’은 눈이 중복되는 어떤 동작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f’은 ‘눈꺼풀이 떨리다, 눈을 깜작이다’라는 뜻을 갖는다. ‘눈꺼풀이 떨리는 동작’으로부터 ‘쥐가 나다’라는 의미도 생겨난다. 이들은 떨린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수(손·수)’와 ‘閏’이 합쳐진 ‘e(연)’은 손이 중복되는 어떤 동작을 나타낸다. 따라서 ‘e’은 ‘손을 비비다, 손을 문지르다’라는 뜻을 갖는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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