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뿌리읽기]<273>面(얼굴 면)

  • 입력 2005년 11월 1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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面은 갑골문에서 얼굴의 윤곽과 눈(目·목) 하나를 그렸다. 눈은 사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그 사람의 인상을 가장 잘 나타내 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얼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되었기에 얼굴의 상징으로 등장했고, 두 개를 중복해 그릴 필요가 없어 하나만 그렸다. 소전체에서는 目을 首(머리 수)로 변화시켜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예서체에 들면서 다시 원래의 目으로 되돌아갔다.

그래서 面은 ‘설문해자’의 해석처럼 ‘얼굴(顔前·안전)’이 원래 뜻이다. 눈과 눈썹, 코와 입이 갖추어진 ‘얼굴’은 한 사람을 가장 잘 대표해 줄 상징적인 부위이다. 그래서 즐거움은 물론 부끄러움(전·전)도 얼굴(面)에 가장 먼저 나타났던(見·견) 것이다. 이 때문인지 ‘찬쯔(面子·체면)’는 중국인들에게 목숨만큼이나 중요한 존재였다.

얼굴은 납작하며 옷으로 가려진 신체의 다른 부위와는 달리 겉으로 드러나는 부위이기에 납작한 것이나 사물의 表面(표면) 등의 뜻까지 가지게 되었다. 麵(면·밀가루 면)은 보리(麥·맥)를 가루 내어 납작하게 만들어 자른 ‘면’을, J(향할 면)은 사람(人·인)의 얼굴(面)을 ‘향함’을 말한다.

한자에서 ‘얼굴’을 지칭하는 글자들이 몇 있는데, 현대 중국어에서는 面 대신 검(뺨 검)이 ‘얼굴’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검은 위진 시대나 되어서야 등장한 글자로, 원래는 ‘눈 아래에서 뺨 위까지의 부분’을 지칭하여 ‘뺨’을 뜻했고 頰(뺨 협)과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또 洗顔(세안·얼굴을 씻다)에서처럼 顔(얼굴 안)도 ‘얼굴’이라는 뜻으로 쓰였지만, 사실은 眉間(미간)을 지칭하여 ‘이마’를 뜻했고 額(이마 액)과 같이 쓰였다.

이렇게 볼 때 검은 面보다 훨씬 뒤에 등장하였지만 현대에 들면서 점점 面의 지위를 대체해 갔음을 알 수 있다. 또 顔은 顔色(안색)에서처럼 주로 색깔이나 표정을 나타낼 때 주로 사용되지만, 面은 對面(대면·마주 대하다)이나 面刺(면자·면전에서 지적함) 등과 같이 ‘얼굴’ 자체를 말하는 데 자주 쓰인다는 차이가 있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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