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帝 지도에도 “간도는 한국 땅”…1907~1909년 제작

  • 입력 2004년 9월 9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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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의원들이 1909년 청일간에 체결된 ‘간도협약’의 원천적 무효를 확인하는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백두산 동쪽과 두만강 북쪽에 위치한 간도가 한국 영토임을 입증하는 지도가 잇따라 공개됐다.

1907년 조선통감부 간도파출소에서 작성한 ‘백두산 부근 약도’에 두만강과 별도로 토문강이 명기돼 있음이 확인됐다. 최장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책임연구원이 1998년 펴낸 ‘한중국경문제연구’(백산자료원)에 실린 이 지도는 토문강과 두만강을 별개로 표기하고 있다.

또 이상태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실장이 최근 공개한 ‘백두산정계비 부근 수계(水系)답사도’도 두만강과 별도로 백두산 부근에서 동북방향으로 흐르다가 다시 북쪽으로 꺾여 쑹화강과 합류하는 하천을 토문강(土門江)이라고 표시해놓았다. 이 실장은 “1909년(메이지42년) 10월 제작된 이 지도는 청과 조선, 일본의 조사자료 등 6개 지도를 종합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1712년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국경을 확정한 백두산정계비에는 ‘압록강과 토문강을 조선과 청의 경계로 삼는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후 “토문강은 곧 도문강(圖們江)으로 두만강의 다른 이름”이라고 주장하며 간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일본은 을사조약(1905년)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한 뒤 간도협약을 통해 만주 일대의 철도부설권과 광산채굴권 등을 얻는 대가로 간도를 청에게 내줬다.

한편 18세기 후반 이후 조선시대에도 ‘여지도(輿地圖)’ ‘함경도도(咸鏡道圖)’ 등 토문강과 두만강을 구분해 그린 지도들이 여럿 나왔다. 학계에서는 간도협약을 앞두고 있던 일제가 이 같은 지도들을 참고해 대중(對中) 협상전략 차원에서 자국에 유리한 지도를 새로 제작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1907년 조선통감부 간도파출소에서 제작한 ‘백두산 부근 약도’. 백두산정계비에 나오는 압록강-토문강의 조선 청나라 국경 중 토문강이 두만강과 별개의 강으로 표시돼 있어 간도가 조선 땅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지도제공 백산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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