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마주보기]MBC「베스트 극장」「어머니…」

  • 입력 1997년 6월 13일 08시 30분


▼ 「베스트 극장」「어머니 당신의 이야기」 딸만 둘을 둔 어머니가 딸들을 시집보낸뒤 혼자가 된다면, 더군다나 천형(天刑)이라 불릴 만큼 가족들에게 혹독한 고통을 주는 치매에 걸린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어머니, 당신의 이야기」는 치매에 걸린 친정어머니(김소원분)와 남편 (한인수)사이에서 갈등하는 중년 여인(김혜자)의 가슴앓이를 그린 드라마다. 친정과 시댁사이에서 혼자 속끓이던 여성의 선택을 통해 「시집간 딸은 남」이라는 사회통념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혼자 외롭게 사는 어머니가 더이상 혼자 지낼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지자 큰딸 현자는 시아버지를 모시는 처지임에도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온다.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남편과 시아버지.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는 치매증세를 보이고…. 외도까지 하는 남편과 어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던 현자는 결국 남편과 이혼한뒤 어머니를 모시기로 한다. 현자의 딸 정아가 방문한 어느 날, 어머니는 모처럼 제정신을 되찾고 현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뒤 잠자리에 든다. 그러나 어머니는 밤새 세상을 떠나고…. 현자 역을 맡은 탤런트 김혜자는 「연기의 달인」답게 어머니와 남편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고민많은 큰딸역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현자의 갈등 뿐 아니라 어머니와 딸 정아로 이어지는 여성 3대의 속내를 찬찬히 짚어내 이 땅의 딸들이라면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승화시킨 점이 돋보인다. 〈김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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