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코로나19 급속 확산… 시아벨트 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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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확진 4일만에 사망 8명으로… 이라크 등 이란행 항공노선 중단

이란 보건부는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8명, 감염자가 4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중동 지역에서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나온 곳은 이란이 유일하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 사망자가 가장 많은 데다 확산 속도도 빨라 중동에선 ‘이란발 코로나19’ 비상이 걸렸다.

이란에서는 19일 처음 코로나19 감염자 2명이 확인된 뒤 4일 만에 4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19일 처음 2명이 발생한 데 이어 8명까지 늘었다. 또 785명이 의심 증세를 보여 앞으로 확진자와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랍권 영문 매체인 앗샤르끄 알아우사트 등에 따르면 사이드 나마키 이란 보건부 장관은 “조사 결과 쿰에서 처음 사망한 환자는 정기적으로 중국에 다녀온 상인”이라고 밝혔다.

이란에서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핵심 이유로는 미국의 오랜 경제 제재로 최신 의료기기와 약품 도입이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이란과 경제 및 인적 교류가 활발한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시아벨트’ 주변국들도 오랜 전쟁과 경제난으로 보건의료 인프라가 취약하다. 이로 인해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벨트 국가들을 통해 중동 전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일 캐나다에서는 이란을 방문한 적 있는 30대 여성의 감염이 확인됐다. 레바논에서도 21일 쿰에서 돌아온 45세 여성이 첫 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아랍에미리트(UAE)에선 22일 이란인 부부(70세, 64세) 관광객이 추가로 확진을 받아 전체 감염자 수가 13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이란발 코로나19 확산 현상이 나타나자 인접국들은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라크는 20일 이란행 항공 노선 운영을 중단하는 등 국경 이동을 금지했다. 쿠웨이트항공도 이날부터 이란행 항공 노선을 중단시킨 데 이어 21일에는 전세기로 이란 내 700명의 자국민을 대피시켰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임보미 기자
#이란#코로나19#시아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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