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가상화폐 ‘리브라’ 우려 해소때까지 출시 연기”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4일 0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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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금융서비스위 청문회서 증언..."당국 승인 전부 받겠다"
애초 개시목표인 내년 중반에서 늦춰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리브라(Libra)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출시를 늦추겠다고 밝혔다.

CNBC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행한 증언을 통해 “리브라의 목적이 통화가 아닌 글로벌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있다”면서 이같이 언명했다.

저커버그 CEO는 모두 발언에서 “금융 당국의 우려에 전면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때까지 리브라 시작을 연기하겠다”며 분명히 하는 한편 출시하기 전에 미국의 모든 금융당국의 승인을 다 받겠다고 표명했다.

또한 저커버그 CEO는 리브라 등장으로 “전자결제 코스트를 내리고 세계 금융시스템에 더욱 많은 사람이 관여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가상화폐 리브라가 나오면 기존의 통화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차례로 우려를 표시했다.

의원들은 그간 개인보호 측면에서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킨 페이스북이 리브라 사업을 주도하는데 경계하면서 개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맥신 워터스 금융서비스 위원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이 리브라 계획을 진행하기 전에 이제껏 발생한 문제점과 실책을 해결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모두를 위하는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의 과오를 인정하면서 “내가 현 시점에는 리브라의 이상적인 메신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그것이 리브라 사업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순간에도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추진하는 위안화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화폐 구상을 들어 “미국이 기술혁신을 하지 않으면 금융 부문에서 우리의 리더십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저커버그 CEO의 증언으로 애초 내년 상반기로 목표했던 리브라의 출범 시기가 뒤로 밀리게 됐다.

페이스북은 국경을 넘나들며 거래 가능한 리브라를 통해 지금까지 은행 서비스를 받지 못한 신흥국 주민도 간편하게 낮은 비용의 결제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의원들은 리브라가 자금세탁의 온상이 될 리스크가 있다면서 “이는 국가안전보장과 관련한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저커버그 CEO는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을 앞두고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미국 당국의 승인이 있을 때까지 리브라를 개시하지 않을 방침을 엿보였다.

저커버그 CEO는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경우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지난 6월 리브라 사업 계획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2020년 상반기에 리브라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사업 추진 컨소시엄인 리브라연합에는 28개 기업이 참여했다. 그러나 리브라가 통화주권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표출되고 각국 정부와 의회의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으면서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7개 기업이 탈퇴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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