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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약 발 안 먹히는 부동산대책…정부, 불시점검 어땠나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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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약 발 안 먹히는 부동산대책…정부, 불시점검 어땠나 보니

김호경기자 , 이새샘기자입력 2019-10-20 21:14수정 2019-10-2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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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인근 부동산 밀집 상가 중개사무소에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의 부동산시장 합동 현장점검반이 부동산 실거래 조사를 하고 있다. 단속 대상은 서울 지역의 주요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도시재생 뉴딜사업지 중 주요 과열지역 등이 있다. 2019.10.20/뉴스1

“거래계약서 보여주십시오.”

18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2곳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포함된 정부의 ‘부동산 합동 현장점검반’ 7명이 동시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중개사무소에서 보관 중인 거래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확인했다. 중개업소가 관할 구청에 신고한 실거래가와 계약서의 가격이 일치하는지, 이면 계약은 없었는지 등을 따져보기 위해서다. 중개업소들은 점검에 협조하면서도 영업에 지장을 준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날은 정부의 부동산 현장점검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이 같은 합동 현장점검은 지난해 8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최근 서울 일부 단지의 집값이 크게 오르자 그 배경에 중개업소가 개입한 불법 거래가 있다고 본 것이다. 정부는 이번 합동점검 외에도 올해 7, 8월 서울에서 이뤄진 주택거래를 중심으로 불법 대출이나 편법 증여 등 법규 위반 사례가 없는지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외에도 래미안대치팰리스, 신촌그랑자이(마포구 대흥동) 등 3곳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구청 특사경 11명을 ‘강남팀’과 ‘마포팀’으로 나눠 집중 단속했다. 유혜령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장은 “강남과 마포 지역에서도 최근 거래가 많고 집값이 급등한 대단지를 점검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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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속 대상이 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일명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를 대표하는 아파트 단지로 올해 9월에 84㎡ 평형 15층 아파트가 14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불과 네 달 전인 5월 17층 같은 평형이 12억8000만 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그 새 1억5000만 원이 올랐다.

‘교육 1번지’인 대치동 한복판에 있는 래미안대치팰리스도 이달 전용면적 84㎡가 2014년 입주 당시의 2배 수준인 27억7000만 원에 팔렸다. 내년 초 입주가 시작되는 신촌그랑자이는 올 8월 전용면적 80㎡의 입주권이 13억 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찍었다.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시장 단속에 나설 정도로 최근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4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7% 상승해 7월부터 1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서울 뿐 아니라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 등에서도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전국 아파트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대구 지역 아파트 가격은 9월 셋째 주 전주 대비 0.01%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선 뒤 5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대전은 올해 4월 넷째 주 0.02%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선 뒤 26주 연속 상승했고, 상승폭도 커졌다. 광주는 지난해 4월부터 지속된 하락세가 끝나고 10월 둘째 주 상승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은 ‘약발’이 제대로 들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곧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고 이르면 11월 초 실제 적용 지역을 지정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주요 타깃인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여전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10월 셋째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8% 상승했다. 9월 넷째 주 0.43% 상승한 뒤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나 불법거래 단속 같은 정부 정책이 거래만 위축시킬 뿐 가격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저금리로 투자 수요는 늘어나는데 거래만 옥죄면 한두 건만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져도 전체 가격이 오른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결국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에도 ‘배팅’을 하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창무 한양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로 시중에 유동자금이 넘치며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는데 거래, 공급은 모두 위축됐다”며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등 서울 주요지역 재개발·재건축을 억제하는 정책으로 ‘똘똘한 한 채’의 희소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이새샘 기자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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