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만 잘가시오” EU정상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8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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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서 만장일치 승인..."31일 브렉시트 이행 조치"
투스크, 英 EU 재가입 가능성에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융커 "브렉시트 슬프다...국민투표 잔류파 48%가 옳아"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이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이로써 이달 브렉시트 이행 여부는 영국 의회의 선택에 달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영국과 EU 27개 회원국 지도자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앞서 마련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EU 정상들은 브렉시트가 예정대로 이달 31일 이행될 수 있도록 EU 기관들이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며 “영국과 최대한 가까운 협력관계”를 구축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집행위원회 상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안은 EU 단일시장의 통합을 보장하는 동시에 EU와 영국 간 혼란과 갈등을 피할 수 있게 했다”며 “이제 공은 영국 쪽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일이 전개될 지 알 수 없다”며 브렉시트 추가 연기 가능성에 대해 “연기 요청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회원국들과 상의해 보겠다”고 지적했다고 BBC방송, 인디펜던트, 스카이뉴스, 가디언 등이 전했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의 EU 재가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장 클로드 융커 EU 상임위원장은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도 논의했다며 “연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오는 19일 영국 의회의 합의안 승인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브렉시트는 당초 올해 3월 29일 예정이었지만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이달 31일로 연기된 바 있다.

투스크 의장과 융커 위원장은 여전히 브렉시트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스크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찬성 52%, 반대 48%) 에 대해 “(잔류파가) 52%가 아니라 48%여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48%에게 그들이 옳았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동조했다.

융커 위원장은 앞서 존슨 총리와 함께 브렉시트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합의안에 관해선 기쁘다고 말하겠다. 하지만 브렉시트에 대해선 슬프다”라며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영국과 EU는 이날 앞서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했다. 양측은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엄격한 통관통행)를 막기 위해 북아일랜드에 이중 관세 체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북아일랜드를 법적으론 영국 관세영역에 남기되 실질적으론 EU 관세규칙과 절차를 따르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19일 영국 의회의 특별회의에서 새 합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안건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영국은 예정대로 이달 31일 브렉시트를 실시한다.

협상안이 영국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벤 액트’ 법안에 따라 존슨 총리는 EU에 내년 1월 31일로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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