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층 롯데월드타워 덮은 은빛 유리 ‘커튼월’의 비밀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1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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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층(높이 555m)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는 건물 전체가 약 4만2000여 장의 은빛 유리로 덮여 있다. ‘커튼월’로 불리는 이 건축 공법은 건물 벽에 마치 커튼을 친 것처럼 얇은 벽을 만드는 방식이다. 500m 이상 올라가는 초고층 건물들은 하중을 견디기 위해 이러한 커튼월로 설치된 유리를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문제는 국내처럼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큰 지역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건물을 지었을 때 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 친환경 랜드마크를 꿈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는 커튼월로 설치된 유리에 일반 유리가 아닌 특수 유리를 사용했다. ‘고단열 로이(Low-E·낮은 방사율)’로 불리는 이 복층 유리는 두께 8mm의 강화유리 두 장 사이에 특수 아르곤 가스를 채워 넣은 특수유리다. 두께만 총 28mm에 달한다. 이 유리는 일반유리보다 열전도율이 낮아 롯데월드타워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특수 코팅필름을 부착해 열효율을 조금 더 높였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는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효율적인 관리를 목표로 만들어진 건물”이라며 “고효율 장비와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시스템을 적극 도입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 연료전지 등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4일 방문한 롯데월드타워의 지하 6층에 있는 에너지센터에서는 롯데월드타워가 활용하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설비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롯데물산 몰기술팀 관계자는 “이곳에 설치된 친환경 발전 설비 중 가장 규모가 큰 발전 방식은 한강수의 온도차를 이용한 수축열과 지하 약 200m에서 생산하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이라며 “이 중 지열냉난방 시스템은 민간부분에 처음 시도되는 대규모 방식으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수축열과 지열 두 가지 시스템만으로 약 6000RT(냉동t·0℃의 물 1t을 0℃의 얼음으로 만드는 냉동 능력) 규모의 에너지를 확보해 약 19만8000㎡의 냉난방을 책임지고 있다. 이는 이 건물 전체 냉난방 수요의 20~30%에 달한다.

● 친환경 에너지 생산량, 총 에너지 사용량의 15%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이에 대한 효율적 운영을 통해 롯데월드타워는 총 에너지 사용량 중 15% 이상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이를 전력 생산량으로 환산하면 연간 2만8854MWh의 전력에 해당된다. 이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약 7900가구(월평균 사용량 304KWh 기준)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에너지량이다.

롯데월드타워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것 외에도 생활하수의 폐열을 회수해 재생하는 폐열회수 설비나 건물외벽일체형 태양광발전, 태양열 급탕시스템, 심야전력을 이용한 빙축열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낮춰나갈 계획이다. 획기적인 에너지 생산만큼 에너지의 효율적인 관리에도 투자해 매년 이산화탄소 약 2만t을 절감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전기에너지 사용과 관리에 앞장선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산업통산자원부가 주최한 ‘2019 대한민국 전기안전대상’에서 단체부문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이광영 롯데물산·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는 “롯데월드타워는 초고층건물의 친환경 기준을 세우기 위해 국내 최대규모의 친환경 에너지 생산 설비를 설치했고, 이를 운영하며 배운 지식을 적극 공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발전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온실가스 감축에 더욱 힘을 보태고 세계적 친환경 랜드마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염희진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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