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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Special Report]지시-명령은 없다… 리더는 소통을 도와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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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Special Report]지시-명령은 없다… 리더는 소통을 도와줄뿐

장윤정 기자 , 김성모 기자 입력 2019-01-23 03:00수정 2019-0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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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분야 첫 유니콘 ‘토스’ 비바리퍼블리카의 조직문화
간편 송금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동료 간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거침없는 소통과 정확한 피드백으로 혁신을 거듭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비바리퍼블리카 본사에서 디자이너와 개발자, 기획자 등이 모여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제공
이승건 대표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핀테크 영역에서 국내 최초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회사)’ 반열에 오른 스타트업이다. 2015년 2월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 송금서비스 ‘토스’를 선보인 후 △신용 조회 △계좌 개설 △대출 중개 등 금융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지난해 11월 누적 가입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촘촘한 규제로 가득 찬 금융 분야에서 토스가 4년도 채 안 돼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수평적인 소통이 가능한 조직문화”를 첫손에 꼽는다. “다양한 문제와 도전은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다가왔지만 그때마다 유연한 소통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것. 주목받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탄생시킨 비바리퍼블리카의 조직문화에 대해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65호(2019년 1월 15일자)가 분석했다. 핵심 내용을 소개한다.

○ ‘소통’으로 움직이는 조직

비바리퍼블리카엔 직급이나 직위가 없다. 다만 역할만 있을 뿐이다. 팀 리더가 있지만 이들은 팀원에게 지시나 명령을 내리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이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울 뿐이다. 그 결과 개인들은 소통을 통해 ‘내 일’을 ‘알아서’ 찾는다. 이는 조직 구성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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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기업에선 개발자는 개발자끼리, 기획자는 기획자끼리 ‘기능’ 부서별로 일을 한다. 반면 비바리퍼블리카에선 기능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중심축이 된다. 송금, 카드 조회, 신용 관리 등 서비스별로 팀이 나눠지고, 디자이너와 개발자, 기획자 등이 한데 모여 해당 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소통한다. 개발자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곧바로 실현한 ‘화면’을 보여주면, 팀원들이 ‘더 좋은 방향이 없을까’를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다.

○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점심 식사 조 편성

물론 직원들 간 자유로운 소통문화가 저절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더욱이 서로 다른 기능의 업무를 하는 사람들끼리 스스럼없이 토론하며 일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정보기술(IT)에 기반한 스타트업답게 매우 ‘과학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콜라보 런치’가 대표적이다. 사내 직원들의 직군과 조직도를 고려해 친밀도가 가장 낮은 사람들끼리 조합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에 따라 함께 점심 먹을 조를 편성한다.

모든 걸 ‘기계’에만 의존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수평적 소통 문화를 위해 ‘사람 냄새’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직원 간 다양한 네트워킹 이벤트는 물론 구성원들이 조직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상명하복식 문화에 익숙한 대기업 출신 직원들 대상 교육은 이 대표가 직접 강사로 나설 정도로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 ‘스트라이크’ 날리며 무임승차 방지

비바리퍼블리카엔 정해진 규칙이 없다. 출근시간이나 연차 사용은 15일만 가능하다거나 하는 규칙들 말이다. 휴가도 무제한이다. 한마디로 완전한 자율과 책임 문화를 통해 기업을 키운다.

복잡한 정기 평가제도 대신 동료들의 ‘상시 피드백’을 유도하는 것도 이 회사의 특징이다. 직원들끼리 수시로 일하는 방식과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동료들의 평가를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조직의 ‘썩은 사과’라고 할 수 있는 ‘무임승차자(free rider)’들을 빨리 솎아내는 데에도 전력투구한다. 마치 스포츠팀과 비슷한데,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 범위, 에너지, 시간을 스스로 조정하지만 더 이상 1군에 있을 실력이 안 되면 냉정하게 2군으로 내려보낸다. ‘2군’으로 보내는 의사결정 역시 동료가 내린다.

피드백만 주고받는 게 아니라 경고도 날릴 수 있다. 같이 일하기 힘든 동료들에게는 ‘스트라이크’를 날릴 수 있는데 야구에서처럼 스트라이크 3번이면 아웃이다. 문제 직원이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회사를 떠나라고 권고한다. 이 대표는 “건강한 의미에서 동료들의 압박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 직원들 ‘갑’으로 모시며 ‘일하는 즐거움’ 살려

대부분의 조직은 ‘인간은 일하기 싫어한다’는 가정하에 효율적 관리를 위한 ‘수직적 위계질서’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반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가정 자체가 다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일하기 좋아한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이 경우 회사는 일에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해 ‘일하는 즐거움’을 살아나게 만들어 주는 데 힘쓰게 된다. 비바리퍼블리카에서 직원들에게 무이자로 1억 원의 전세 자금 대출을 지원(6개월 이상 근무 시)해주고 개인마다 법인카드를 지급하며 무제한으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파격적 혜택을 제공하는 건 다 이런 이유에서다.

그 대신 비바리퍼블리카는 채용 시스템을 매우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사명에 공감하고 헌신하고자 하는, 정말로 믿을 수 있는 팀원만 합류시키기 위해서다. 불편을 감수하고 거침없이 대화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도 꼼꼼히 체크한다. 다른 기업들 같으면 ‘반골기질’ 직원으로 분류해 홀대할지도 모를 이들이 비바리퍼블리카에 많은 이유다. 규제가 많아 성장하기 힘든 국내 금융 분야에서 최초의 ‘핀테크 유니콘’ 타이틀을 거머쥔 비바리퍼블리카의 성공 비결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정리=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핀테크 분야 첫 유니콘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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