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기]아름다운 양보… 울음바다 여자양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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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뛸 3명에 이특영 제외되자 어깨 안좋은 맏언니 주현정이 포기

24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리커브 예선 라운드가 끝난 뒤 정다소미(현대백화점), 장혜진(LH), 주현정(현대모비스·사진), 이특영(광주광역시청) 등 여자 리커브 대표팀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여자 양궁 리커브 대표팀은 3개월도 넘게 걸린 최종 대표 선발을 이날 마무리했다. 단체전은 3명만 출전할 수 있는데 최종 탈락자는 이특영으로 결정됐다. 경쟁자이기 이전에 이들은 모두 동료였다.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뒤섞여 이들은 한참을 울었다.

그날 저녁 여자 리커브 대표팀 숙소는 또다시 눈물바다가 됐다. 주장이자 팀의 맏언니인 주현정이 후배 선수들을 모아놓고 아시아경기 출전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주현정의 어깨는 정상이 아니었다. 어깨 뒷부분 근육이 파열돼 약물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간신히 경기에 나섰다. 팔을 들어 올리는 게 힘들어 머리를 제대로 감지 못할 때도 있었다. 아시아경기 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든 역경을 참아 왔던 주현정은 하지만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 주현정은 25일 “출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나 때문에 후배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주현정이 빠진 자리에는 이특영이 대신 출전한다. 맏언니의 ‘아름다운 양보’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만하다.

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인천 아시아경기#여자 양궁#이특영#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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