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수장고-스마트폰 전시안내 ‘21세기형 박물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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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유물-첨단기술이 만나는 국립나주박물관 11월 22일 개관

다음 달 22일 개관하는 전남 국립나주박물관은 개방형 수장고를 설치해 관람객이 수장고 내부를 구경할 수 있게 했다. 건물은 흙색을 기본으로 낮고 둥근 토기의 멋을 살려 자연과 어우러지는 효과를 냈고(두번째 사진) 옥상은 정원으로 만들어 주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세번째 사진). 국립나주박물관 제공
다음 달 22일 개관하는 전남 국립나주박물관은 개방형 수장고를 설치해 관람객이 수장고 내부를 구경할 수 있게 했다. 건물은 흙색을 기본으로 낮고 둥근 토기의 멋을 살려 자연과 어우러지는 효과를 냈고(두번째 사진) 옥상은 정원으로 만들어 주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세번째 사진). 국립나주박물관 제공
자연과 유적, 첨단기술이 결합한 21세기형 박물관. 다음 달 22일 전남 나주시 반남면 신촌리에 개관하는 국립나주박물관(관장 박중환)의 모토다. 국립중앙박물관 산하 지방의 국립박물관으로는 12번째. 국립춘천박물관(2002년)에 이어 11년 만이다.

당초 나주박물관은 효율성 측면에서 논란이 없지 않았다. 차로 40분 정도면 닿을 거리에 국립광주박물관이 있기 때문이다. 나주시내에서도 구불구불한 도로를 타고 20분 이상 가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나주박물관이 가장 염두에 뒀던 대목이 차별성이다. 가까운 광주박물관은 물론이고 다른 박물관과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박물관 측은 ‘개방형 수장고’와 ‘스마트폰 전시안내시스템’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개방형 수장고란 말 그대로 수장고를 밖에서도 구경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6개 수장고 가운데 2개에 대형 관람창을 설치해 안을 구경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프랑스 케브랑리국립박물관과 영국 빅토리아앤드앨버트박물관에 설치돼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에선 제주시 넥슨컴퓨터박물관이 도입했으나 국공립박물관 중에선 나주박물관이 처음 선보인다.

아울러 나주박물관에선 별도의 단말기 없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면 별다른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외국어 안내까지 가능하다.

국보 제295호인 나주 신촌리 금동관.
국보 제295호인 나주 신촌리 금동관.
현재 나주박물관이 소장한 지정문화재는 중앙박물관에 있던 국보 제295호 ‘나주 신촌리 금동관’ 1점뿐이다. 3000여 점의 다양한 유물을 모았으나 스타급 문화재가 부족하다. 강원표 학예연구사는 “현재 협의하고 있는 유물들이 있어 조속한 시일에 지정문화재가 5점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분간 지속적인 특별전으로 이를 상쇄할 계획이다. 박물관 개관일부터 내년 2월 16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천년 목사골, 나주’에는 이 지역과 관련 있는 중량감 있는 유물 200여 점을 초대했다. 본관이 나주인 고려 명장 정지(1347∼1391)의 갑옷(보물 제336호)과 임진왜란 때 나주성을 지키다 포로가 돼 일본에 끌려갔다가 탈출한 노인(魯認·1566∼1622)이 쓴 ‘노인금계일기’(보물 제311호), 나주 미천서원에 배향된 남인의 영수이자 눈썹이 굵고 길기로 유명했던 미수 허목(1595∼1682)의 초상(보물 제1509호) 등이다.

인근에 백제시대 유적인 나주 반남고분군(사적 제513호)과 복암리고분군(사적 제404호)이 포진해 있고 삼국시대에 축조한 자미산성(전남기념물 제88호)도 가까이에 있다. 박물관 옥상에 꾸민 개방 정원에 올라가면 반남고분군 전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박 관장은 “자연 속에서 수천 년 된 유물을 감상하는 힐링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무료. 홈페이지(naju.museum.go.kr) 참조. 061-330-7800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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