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ial Review]에치엔씨시티디엔디, 이천에 국내 최대 한옥마을 건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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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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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한옥 마을의 3배
모던 입고 ‘21세기 한옥’으로 부활… 2014년 관광휴양 복합단지 조성

이천시 백사면에 조성중인 ‘성균제’ 조감도. ㈜에치엔씨시티디엔디 제공
이천시 백사면에 조성중인 ‘성균제’ 조감도. ㈜에치엔씨시티디엔디 제공
《요즘 한류의 물결을 타고 한옥(韓屋)의 재발견이 화두다. 전국 곳곳에 한옥마을이 생기는가 하면 직접 한옥을 짓거나 집 구조를 한옥 스타일로 바꾸는 경향이 늘고 있다. 한옥이 모여 있는 곳은 ‘신(新)관광명소’로 발길이 끊이지 않고 한옥의 장점이 재조명되면서 ‘21세기 한옥’으로 거듭 태어나는 셈이다. 한옥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환경 친화적 건축이라는 점이다. 나무와 흙, 돌이 주재료인 한옥은 주택건축의 화두인 친환경 건축에 매우 근접해 있다. 건축 재료가 자연적이다 보니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 한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날로 늘어나는 가운데 쌀과 도자기의 고장 경기 이천시에 300채 규모의 전통한옥마을과 문화체험을 테마로 한 공방거리, 한옥별서단지, 한옥리조트호텔(350실) 등 관광휴양 복합단지가 조성돼 눈길을 끈다. 선조들의 멋과 지혜에, 현대인의 가치관과 기술을 접목해 시대에 걸맞은 신개념 한옥마을로 탄생할 ‘성균제(成均帝)’다.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7만9937m²)의 약 3배 규모(24만6000m²)로 2014년 들어설 성균제 한옥마을은 국내외 최대 규모의 전통한옥마을 조성 및 건축설계·시공부문의 한 획을 긋는 민간 기업 주도의 한옥 복합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 옛것을 보듬어 단아하고 멋스러우며, 새로워지는 삶의 지혜 ‘성균제’

뽀얀 젖빛 한지가 아늑함을 뿜어내는 안방, 평상을 놓고 누울 수 있는 널찍한 마당과 시원한 대청마루, 그리고 사계절 달라지는 처마 밑 풍경까지.

오감을 통해 전해지는 한옥의 매력이다. 고즈넉하다, 단아하다, 고졸하다 등 한국의 미를 말할 때 쓰이는 각종 형용사들이 절로 머릿속을 맴돈다.

한옥에 사는 사람들의 한옥 자랑은 대단하다. 한옥 예찬론자들은 ‘편리한 집’과 ‘건강이 좋아지는 집’이 따로 있는데 한옥이야말로 ‘내 몸이 좋아하는 집’이라고 입을 모은다. 생태 주택인 한옥은 우리 몸이 좋아하고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웰빙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천시에 들어설 성균제는 요즘처럼 바쁘고 모든 것이 기계화된 세상 속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한 박자 느린 삶을 살 수 있는 곳이다.

‘성균제’는 부족함이 없고 균형 잡힌 삶의 추구, 전원적 생활과 현대적 삶의 균형적 향유, 전통주거양식의 현대적 해석을 통해 학식과 문화·예술적 가치를 중시하며 지역 인재 배출을 기원하는 마을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지리적으로도 남사면의 완만한 구릉지에 북쪽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인근에는 조선시대 세 차례나 영의정을 지냈던 김좌근 고택이 있는 풍수학적 ‘명당’이라고 한다.

이천시와 시행업체인 ㈜에치엔씨시티디엔디(대표 김창훈)에 따르면 이천시 백사면 내촌리 일원 약 25만 m² 용지에 고품격 한옥 주거단지와 한옥리조트가 조성돼 기존의 문화와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전통문화 인프라가 구축된다. 이는 새로 조성되는 한옥마을 규모로는 전국 최대로, 본격화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추진된다.

㈜에치엔씨시티디엔디는 이천시와 지난해 말 사업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재 지구단위계획 수립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으며, 국토해양부의 행정적 지원과 현대건설이 사업 참여 의향을 보여 관심을 끈다.

전체 사업용지 중 20만 m²를 차지하는 한옥 주거단지는 약 300 가구로 대지면적 450∼600m²에 분양면적 60∼180m²형 등 다양하다. 주택 설계는 전통 한옥의 멋을 유지하면서, 현대인의 삶을 닮아낼 수 있도록 실수요자의 선호도에 따라 맞춤형 설계로 시공이 이뤄진다.

성균제는 ‘맞춤형 한옥’이란 점 외에도 여러 가지 흥미로운 시도를 담고 있다. 특히 한옥마을 조성단지에는 한옥리조트호텔(객실 수 350개) 및 웨딩홀, 컨벤션홀, 레스토랑(한식·일식·중식·양식), 연회장(뷔페),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등의 부대시설과 도자기, 쌀, 전통음식, 산수유축제 등 지역문화체험, 공방거리, 한옥별서(숙박체험) 등을 가족 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관광휴양단지가 조성된다.

이는 소규모 한옥 주택단지들이 누릴 수 없는 선택 가능한 주거 유닛(36개)의 다양화 및 커뮤니티 구성, 무엇보다도 주거단지의 대규모화, 문화관광 복합단지의 접목을 통해 사회ㆍ문화ㆍ복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도시적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다. 모두 ‘한옥 전도사’를 자임하는 ㈜에치엔씨시티디엔디 김창훈 대표의 실험적인 아이디어다.

○ 현대인의 삶 속으로 진화하는 한옥의 가능성

성균제는 기존 ‘주거 개념의 한옥’에서 탈피해 ‘마을 개념의 한옥’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또한 주거 및 문화체험의 극대화와 이천시의 경제 활성화 등을 감안한 전국 최초의 전통 문화 관광단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한옥은 현대적으로 계승되기 어려운 박제된 가옥이란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에치엔씨시티디엔디는 ‘한옥이 고유한 가치를 살리면서도 현대적 삶의 패턴에 어떻게 적응, 변형, 확장되어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으로 계승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췄다. 즉 단순한 유물 보존이나 죽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현대한옥이 나아갈 방향을 되찾겠다는 취지다.

성균제는 전통의 멋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성과 기능을 담은 21세기형 한옥으로 태어날 예정이다.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전통건축물에서 벗어나 살아 숨 쉬는 ‘실용적인 생활공간’ ‘눈·철학·감성이 즐거운 집’ ‘몸이 좋아하는 집’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한옥=비싸다’는 고정관념도 뒤흔들고 있다. ‘모듈화 주택’을 통해 시공비와 공사기간을 줄일 예정이다. 모듈화 주택이란 집을 구성하는 각 부분을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해 만드는 ‘조립식 주택’을 말한다. 대청마루를 비롯해 기본 골조, 벽체, 문틀 등 주택 각 부분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구조이다. ㈜에치엔씨시티디엔디는 생산 공정을 일원화하기 위해 이천시에 한옥 생산 공장의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한옥생산 공장이 완성되면 공정 관리를 통해 시공단가를 대폭 낮추고 주택의 신축에서 사후관리(AS)까지 전체 공정을 어우르는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전체 공정의 70% 이상이 공장에서 미리 이뤄지면 공사 기간도 큰 폭으로 줄어든다.

㈜에치엔씨시티디엔디는 성균제를 경제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한옥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다. 민간에서 주도하는 전국 유일의 대규모 한옥단지로서, 주거문화와 관광휴양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통해 지자체의 재투자를 촉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촉진, 세수 확대 등 주거문화 창출의 롤 모델이 되겠다는 각오다.

이천에 터를 잡은 것도 수도권과의 접근성 및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향후 국내외 관광객 유입 등 투자가치를 고려한 것이다. 성균제 한옥마을이 들어설 이천시 백사면은 현재 서울 강남에서 차로 약 50분 거리에 있다. 올해 완공 예정인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를 비롯해 성남∼이천∼여주 복선전철(2015년 완공 예정), 여주∼원주∼평창 복선전철 개통 추진, 제2영동고속도로(2016년 완공 예정) 등이 이뤄지면 30분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창훈 에치엔씨시티디엔디 대표 인터뷰 “자연과 동화되는 자연 재료 한옥 최고의 마을 만들 것” ▼



“한옥을 사랑하고, 한옥에 살기를 열망하는 이들이 늘면서 앞으로 그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경기 이천시에 한옥마을과 호텔이 들어서면 가장 한국적인 문화체험장으로 각광받을 것입니다.”

㈜에치엔씨시티디엔디 김창훈 대표(사진)는 성균제를 통해 전통 한옥의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대도시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을 창조해내겠다는 각오다.

5년간의 철저한 기획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를 내놓은 그에게 한옥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물었다. “어릴 적 한옥에 살면서 나 자신도 모르게 내재돼 있던 ‘옛집’에 대한 향수가 지금의 한옥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옥에 대한 키워드는 ‘건강’입니다. 건강한 자연을 배경으로, 자연 재료를 사용해 집을 짓고, 그 안에 머무는 사람 또한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안에서 밖을 보면 자연이 보이고, 밖에서 안을 보아도 자연과 동화되는 그런 집을 짓는 것이 그의 소명이다. 오랜 외국생활과 여행을 거듭할수록 그는 한옥의 멋에 빠져 들었다. 그는 “한옥과 현대 건축을 접목한 건물 혹은 우리 정체성이 살아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한옥마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주택시장은 ‘사는(living) 집’이 아닌, ‘사야 하는(buying) 집’을 중심으로 형성됐었다. 지키는 것보다 버리는 것에 익숙하고 전통보다는 개발에 열광하는 시대였다. 투자가치로서의 주택과 살고 싶은 거처로서 주택의 개념이 명확히 달랐기에 전통 한옥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그는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돈이요? 어휴, 부동산으로 돈 벌자는 게 절대 아니에요. 한옥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거죠. 소장품이나 투자처가 아닌 살가운 커뮤니티, 한옥문화의 저변 확대가 핵심이라고요.”

사는 사람에게 건강과 만족을 주고, 후손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전통 한옥마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김 대표. 그가 흘리는 땀 속에서 우리 선조들이 창조했던 한옥의 문화를 재음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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