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 ‘세슘137’ 반감기 몸밖선 30년, 몸안선 108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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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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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반감기가 30년인 세슘137과 2만4300년인 플루토늄239 등 반감기가 긴 방사성 물질에 대한 ‘방사능 공포’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방사성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실제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이보다 훨씬 짧다. 일반적인 반감기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 반감기 30년 세슘…몸 안에선 훨씬 짧아

반감기는 방사성 물질이 내는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을 뜻한다. 대기나 토양 등 몸 밖에 있는 방사성 물질의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주는 기간을 ‘물리적 반감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반감기이다.

몸 안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은 소화, 배설 등 대사 작용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몸 안에 있던 방사성 물질이 절반으로 주는 기간은 ‘생물학적 반감기’이다. 가령 세슘137은 물리적 반감기가 30년이지만 생물학적 반감기는 109일이다. 물리적 반감기가 8.04일인 방사성 요오드는 생물학적 반감기가 138일이다.

방사성 물질이 실제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물리적 반감기와 생물학적 반감기를 합친 ‘유효 반감기’로 계산한다.

몸 안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은 고유의 물리적 반감기를 겪으면서 동시에 소화, 배설 등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유효 반감기는 두 반감기에 비해 짧다.

원자시계에 들어가는 세슘 덩어리. 원전 사고가 일어나거나 핵실험할 때 나오는 대표적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은 몸에 들어와 여러
조직에 골고루 퍼진다. 이 물질이 방출하는 방사선인 ‘베타선’에 많이 노출되면 세포가 죽거나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 원전에서 누출된 세슘137이 국내에서도 검출됐지만 인체에 무해한 매우 적은 양이다.동아일보DB
원자시계에 들어가는 세슘 덩어리. 원전 사고가 일어나거나 핵실험할 때 나오는 대표적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은 몸에 들어와 여러 조직에 골고루 퍼진다. 이 물질이 방출하는 방사선인 ‘베타선’에 많이 노출되면 세포가 죽거나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 원전에서 누출된 세슘137이 국내에서도 검출됐지만 인체에 무해한 매우 적은 양이다.동아일보DB
예를 들어 물리적 반감기가 10일이고 생물학적 반감기가 5일인 방사성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온 지 10일 지나면 물리적 반감기는 1번 겪고, 생물학적 반감기는 2번 거친다. 따라서 유효 반감기는 생물학적 반감기인 5일보다 짧게 된다. 물리적 반감기가 생물학적 반감기보다 짧은 반대의 경우에도 유효 반감기는 물리적 반감기보다 짧다.

실제 방사성 요오드의 유효 반감기는 7.6일로 두 반감기와 비교해 가장 짧다. 유효 반감기가 108일인 세슘137 역시 마찬가지다. 하위호 한국원자력의학원 선량평가연구팀장은 “세슘137의 물리적 반감기가 30년으로 매우 길지만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이보다 훨씬 짧다”고 말했다. 그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문제가 됐던 플루토늄239는 물리적 반감기뿐 아니라 유효 반감기도 매우 길어 문제가 됐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만일 대비해 방사선 질병 치료법 개발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암, 백혈병 등 여러 병을 앓을 수 있다. 사람이 시간당 2000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을 받으면 골수세포에 문제가 생긴다. 이 세포는 우리 몸에 침입한 병원균을 없애는 백혈구와 산소를 전달하는 적혈구를 만든다. 골수세포가 손상되면 백혈병 등 각종 혈액 질환을 앓게 된다.

피폭된 방사선량이 5000mSv를 넘으면 소화기관의 점막에 염증이 일어난다.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등 여러 방사선이 세포에 악영향을 미쳐 세포를 죽이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여러 방사선 질병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박선후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방사선피폭치료 기술개발팀 연구원은 “골수세포가 많이 생기도록 하는 약물을 투여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골수를 이식할 때 나타나는 면역거부반응도 피할 수 있어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센터에서는 점막에 염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약물도 개발 중이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이영혜 동아사이언스 기자 yhlee@donga.com 
::물리적 반감기::

대기, 토양 등 몸 밖에있는 방사성 물질이 방출하는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생물학적 반감기::
우리 몸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유효 반감기::
우리 몸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이 실제 영향을 미치는 반감기. 물리적 반감기와 생물학적 반감기로 계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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