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우주관람차’ 추억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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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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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간 운행 마치고 14일 은퇴식
총 2000만명 탑승… 고별 사진전 열어

28년간의 운행을 마치고 14일 은퇴식을 하는 삼성 에버랜드의 상징 ‘우주관람차’. 사진 제공 에버랜드
28년간의 운행을 마치고 14일 은퇴식을 하는 삼성 에버랜드의 상징 ‘우주관람차’. 사진 제공 에버랜드
어려서는 부모님과, 나이가 들어서는 연인과, 부모가 돼서는 자녀와 함께 탔다. 운행시간은 600초(10분). 4인승이지만 연인들은 둘이 타는 걸 선호한다. 독립된 공간에서는 진솔한 대화가 오가고 사랑 고백도 나왔다. 첫 키스를 ‘여기’서 한 사람도 있을 터이다. 바로 이곳은 삼성 에버랜드의 ‘우주관람차’다.

에버랜드의 상징이자 많은 방문객에게 추억의 공간이었던 우주관람차가 28년간의 운행을 마치고 14일 은퇴한다. 내구연한이 다 된 탓이다. 우주관람차는 현존하는 국내 34개 대관람차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우주관람차는 에버랜드의 전신 용인자연농원 시절인 1982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가동이 중단된 올해 3월 13일까지 모두 27년 10개월 동안 635만5470번을 운행했다. 그동안 탑승객은 2000만 명.

에버랜드는 우주관람차가 가진 상징성과 내부 공간이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점을 고려해 14일 오후 9시 반 이례적으로 은퇴식을 열기로 했다. 은퇴식에서는 우주관람차의 운행 역사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고 고별 메시지가 발표될 예정이다. 불꽃놀이도 펼쳐진다.

에버랜드는 은퇴식을 앞두고 우주관람차에 얽힌 사연이나 추억이 담긴 사진을 공모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공모전에는 함께 우주관람차를 탔던 돌아가신 부모님을 회상하는 사진, 과거 어려웠던 시절 큰맘 먹고 자연농원을 찾아 우주관람차를 배경으로 찍은 가족사진, 중학교 시절과 부모가 된 현재의 모습을 비교한 사진 등 다양한 추억의 사진들이 111점 출품됐다. 우주관람차에서 프러포즈에 성공한 이야기와 수학여행 중 우주관람차에서 인연을 맺어 부부가 된 사연도 접수됐다.

에버랜드는 은퇴식을 하고 나서 우주관람차를 바로 철거하지 않고 10월까지는 추억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보존할 계획이다. 그 후에는 가족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이시설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떤 놀이시설을 지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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