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어떤 카드 꺼낼까?…현대상선 18일부터 유상증자

  • 입력 2006년 5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18일 시작되는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앞두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증자 참여 여부가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중요한 분수령이 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당초 주장대로 단순한 ‘백기사’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증자 참여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 현대그룹, “증자 참여는 경영권 침탈 위한 것”

현대그룹은 지난주 현대중공업 측에 “경영권 탈취 목적이 없다면 취득한 지분 중 10%를 되팔거나 증자에 참여하지 말 것”을 공식 요구했다.

홍주현 현대그룹 홍보팀 차장은 7일 “유상증자를 위한 신주 배정기준일인 19일이 되면 5% 이하 지분을 가진 현대상선 주주의 주식 보유 현황이 자세히 드러나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경영권 침탈 시도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현대상선 지분을 매입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현대상선 주식 60만 주(0.6%)를 사들인 사실이 밝혀진 성우그룹이 현대상선 지분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도 증자 과정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성우그룹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고 정순영 명예회장 장남인 정몽선 씨가 최대 주주로 앞으로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가운데 어느 쪽의 우호세력이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 현대重 “단순 투자 목적” 공시

현대중공업은 이번 주 중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현대상선 지분 매입 목적을 ‘단순 투자’로 밝힐 예정이다.

김문현 현대중공업 홍보담당 이사는 “여러 차례 강조한 대로 현대상선의 지분 매입은 경영권 인수 차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주 중 ‘단순 투자 목적’으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김 이사는 “증자 참여 여부는 이사회가 결정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참여 여부를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어느 쪽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인지 고려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자에서 “셰익스피어 비극을 뺨치는 이야기”라며 현대가의 경영권 분쟁 내용을 다뤘다.

이 신문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구속된 데 이어 현대가에 또 다른 비극이 찾아 왔다”며 “셰익스피어도 이 같은 형제 간 분쟁과 음모, 권력에 대한 열망을 담은 이야기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