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을 위한 책 20선]<8>카르마 경영

  • 입력 2006년 4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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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도 인간을 상대로 하는 것이므로 경영에서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 역시 인간으로서 옳고 그른 것,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 등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도덕과 윤리를 그대로 경영의 지침이자 판단기준으로 삼았다. 나의 성공에 이유를 댄다면 단지 그 이유뿐이다. 나에게 재능은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무슨 일을 하든지 “인간으로서 올바른 것을 추구한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지침에 따라 행동했다. ―본문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인생에서 두 가지를 추구한다. 하나는 ‘필요’이고 다른 하나는 ‘이상’이다. 필요만 추구하거나, 그렇다고 ‘이상’만 추구하면 삶의 균형을 잃기 쉽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중도(中道)의 길을 가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사업’이라는 것은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므로 그것을 ‘이상’과 직접 연결하기 어렵다. 그래서 사업가를 ‘이상주의자’로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교세라그룹의 명예회장 이나모리 가즈오는 자신의 저서 ‘카르마 경영’에서 기업과 리더의 역할에 대해 남다른 소신을 피력한다. 남을 위하는 마음이 비즈니스의 원점이며, 기업은 사회의 공기(公器)라는 것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약육강식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너무 배부른 소리 아닌가?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이나모리 회장의 생각은 매우 확고하다. 불교 신자인 그는 ‘이 세상에 무엇을 하러 왔는가?’란 질문에 “태어났을 때보다 조금은 더 훌륭한 인간이 되기 위해, 조금이라도 아름답고 숭고한 영혼을 가지고 죽기 위해”라고 말한다. 그에게 ‘노동’은 이러한 ‘영혼을 닦아 가는 수련 과정’이다. 따라서 온 마음과 몸을 다해 주어진 생업에 전념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의 최종 목적은 어디까지나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을 이끄는 리더는 재능보다 덕을 먼저 갖춰야 한다. 최근 자주 발생하는 조직의 불상사, 넓게는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해이 역시 지도자의 그릇이 되지 못하는 인물, 즉 재능은 있으나 내적인 규범이나 윤리 기준이 없는, 인간적인 중후함과 깊이가 부족한 인물들이 지도자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검(正檢)을 빼면 성공하지만 사검(邪檢)을 빼면 무덤을 판다.”

일본 거품경제가 한창이던 1990년대 많은 기업이 부동산 투자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은행들은 ‘교세라도 부동산에 투자해 보라’고 유혹했지만 ‘땀 흘리며 스스로 번 돈이 진짜 이익이다’라며 권유를 뿌리쳤다. 그 후 거품이 꺼지자 값이 올라야 할 부동산이 불량 채권으로 돌아와 부동산에 투자했던 수많은 기업이 그 후유증에서 지금까지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교세라는 일본이 거품 붕괴 후 장기 복합 불황을 겪을 때 오히려 승승장구하면서 소니를 앞지르는 순익을 창조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공했다.

“인간으로서 올바른 것을 지켜 나간다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원리 원칙을 가지고 있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투명경영 도덕경영의 선구자이자,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며 가장 존경받는 기업가로 꼽히는 이나모리 회장의 동양적 지도관(指導觀)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은 그 어떤 경영 테크닉보다도 훨씬 단순하면서 강력하다.

경영을 삶과 인생 그리고 우주와 연결해서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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