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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고노 다로/이성권 의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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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고노 다로/이성권 의원에게

입력 2004-06-09 18:34수정 2009-10-0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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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고노 의원이 자신의 비서관을 지낸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36·부산 부산진을)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이 의원은 일본 유학시절인 2001년 8월부터 2년여간 고노 의원의 ‘한국인 비서’로 일했다.》

이성권 의원께.

먼저 첫 당선을 축하합니다.

한국의 정치는 정말로 활력에 넘칩니다. 초선 의원이 절반을 훨씬 넘거나, 김대중 대통령 시절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순식간에 소수정당이 되는 등 일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많은 한국 유권자들이 지금 이런 정치로는 안 된다는 강한 위기감을 공유한 결과겠지요. 아무튼 부럽게 생각합니다.

일본 국회의 고참의원들은 그동안 한일관계를 뒷받침해 온 한일의원연맹 소속 중진의원들이 우수수 낙선한 것을 아쉬워합니다. 그러나 젊은 의원들은 일본 정치를 잘 알고 또 많은 일본 의원들과 친분을 맺은 이 의원의 당선을 반기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총선은 여러 의미에서 새로운 양국관계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한일간의 새로운 미래를 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젊은 정치인들이 앞장서 나아갑시다. 기득권에 얽매이기 쉬운 양국의 고참의원들이 벌이는 한일자유무역협정 논의는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을 둘러싼 세계정세는 매우 험난합니다. 초강대국 미국의 지위는 앞으로도 한동안 흔들림이 없겠지요. 유럽은 유럽연합(EU)을 동방으로 확대해 미국에 어깨를 견줄 만한 경제권을 만들기 위해 열심입니다. 잠자던 사자 중국도 눈을 떠 닥치는 대로 집어삼킬 기세입니다. 중국과 함께 ‘BRICs’로 불리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도 경제도약을 위해 필사적입니다. 이런 라이벌에 맞서려면 한국과 일본은 전속력으로 계속 달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구미와 비교해 시장도 작고, 지하자원도 없는 양국이 경제발전을 유지하려면 양국 경제를 일체화시켜 해외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경제권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해외 직접투자를 적극 유치해 자본을 강화하고 기술도, 경영도 세계 최첨단 수준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많이 탄생시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품의 장벽을 없애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서비스도, 인력도, 자본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의사 면허를 일본도 인정하고, 오사카의 변호사는 부산에서 개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일간에 비자가 불필요하게 되고 신분증명만 하면 여권조차 필요 없는 시절이 오면 도쿄∼서울간 출장은 당일치기로 충분합니다. 지방공항에서도 타국으로 손쉽게 갈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요즘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가 대인기입니다. 많은 일본인은 NHK를 통해 이 드라마를 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어 원음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일본인들이 즐기게 되고,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SMAP’의 노래를 일본어로 흥얼거리는 그런 날이 곧 오지 않을까요.

이번 선거에서 친구 몇 사람이 낙선했습니다. 김민석 장성민 추미애씨 등입니다. 오세훈씨처럼 은퇴한 의원도 있습니다. 이 의원, 그분들과 혹시 만나게 되면 안부를 두루 전해주십시오.

고노 다로 일본 중의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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