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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킴이]노래하는 정신과전문의 이범용-김창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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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킴이]노래하는 정신과전문의 이범용-김창기 원장

입력 2003-03-09 18:15수정 2009-09-2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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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도 유명한 정신과 전문의인 이범용(오른쪽) 김창기 원장은 늘 기쁨을 함께 나눠온 대학 선후배 사이다.권주훈기자 kjh@donga.com

“땅거미 내려앉아 어두운 거리에∼, 가만히 너에게 나의 꿈 들려주네∼.”

‘꿈의 대화’로 80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범용 원장(44)은 82년부터 의대 후배인 김창기 원장(41)과 꿈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원장은 그룹 ‘동물원’의 멤버로 역시 신경정신과 전문의다.

두 사람은 주위 사람이 ‘정말 꿈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겠구나’ 하고 느낄 만큼, 닮은 점이 많고 친하다.

김 원장은 “82년 연세대 의대에 지원한데에는 고교 때 범용이 형의 음악에 빠진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82년 대학 기숙사 축제 때 창기가 노래하는 것을 처음 들었어요. 제가 팬이 됐습니다. 이후 학교 행사에서 함께 노래하곤 했죠.”(이 원장)

이 두 명의 ‘노래하는 정신과 의사’들은 병원도 서로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울 뿐 아니라 지금도 수시로 만난다. 97년 두 사람은 함께 ‘창고’라는 앨범을 내고 서울 대학로의 극단 ‘학전’에서 달포 동안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재작년엔 모교인 연세대 영동세브란스 병원이 주최한 ‘정신장애 편견을 넘어서’라는 콘서트에 함께 참가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대학가요제 수상 뒤 방송에 몇 차례 나간 것 외에 연예계에 발길을 끊었지만 늘 ‘딴따라 동네’의 언저리에서 기타와 하모니카, 드럼을 연주하며 노래하고 있다. 기타리스트 한상원의 앨범에 게스트로 참가하기도 했고 매년 장애인 돕기 자선공연에 참가하고 있다.

김 원장은 88년 동물원의 멤버로 첫 앨범을 낸 이후 지금까지 모두 9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그는 특히 노래를 만드는 데 감각이 있다. 고(故) 김광석이 부른 ‘거리에서’와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임지훈의 ‘사랑의 썰물’ 등이 그의 작품들이다.

두 사람은 유학파로 의대 때 쓰라린 낙제의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이 원장은 선친인 이재설 전 체신부 장관이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바람에 고교 생활을 미국에서 했다. 예과 2학년 때 대학가요제에 참가하느라 유전학 중간고사를 치르지 못했고 그 후에는 쿠데타로 인해 기말고사가 없어 낙제를 했다.

김 원장은 아버지 김진규 예비역 준장이 호주 대사관의 무관으로 근무해 그곳에서 중학교를 나왔다. 그는 본과 1년 때 축구 선수로 참가한 과별 축구대회에서 준우승하고 만취해 시험을 치지 못한 탓에 유급했다.

‘두 가수’는 그러나 이력서의 직업란에 가수라고 쓰는 법이 없다.

그들에게 가수 활동은 놀이이고, 환자를 돌보는 일이 주업무다.

이들의 진료실은 대학병원이나 심리치료실 등을 전전하다가 온 환자들이 줄을 잇는다. 정신의학계에서 이들은 실력 있는 의사로 정평이 나있다.

이 원장은 공황장애와 사회공포증을 전공했고 요즘은 ‘대인관계이론’에 바탕을 둔 정신분석치료를 주로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우울증, 알코올 중독 등을 전공했지만 요즘에는 주로 어린이 환자들을 보고 있다.

이들은 “좋아하는 음악을 보면, 사람의 성격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는 밥 딜런을 좋아하는데 대체로 밥 딜런을 좋아하는 사람은 성격이 ‘혼란한 애착 유형’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사람들은 매사에 비판적이고 여러 종류의 사람에게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여러 부류의 사람과 사귀지만 정작 마음은 텅 비어있죠. 대부분 부모에게 많이 혼나거나 무시당하면서 자랐고 아버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마음에 숨어있어요.”(이 원장)

“저는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폴 사이먼을 좋아합니다. 이런 사람은 아름다움을 알고 차분하지만 우울한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죠.”

그러나 이들은 음악과 정신과 치료를 접목하는 치료법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 원장은 “정통 치료법으로 잘 치료할 수 있는데 치료 효과가 확실치 않은 방법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게다가 ‘딴따라’ ‘양아치’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점이 의식돼 오히려 정통 치료법에 충실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신의학과 관련한 문제점을 짚는 부분에서는 이들은 날카로운 의사였다.

“정신과에 올 용기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자기 삶에 충실하려는 욕구가 강한 사람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이들은 존경받아야 합니다.”(이 원장)

“환자가 너무 늦게 정신과를 찾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는 것을 꺼린다든지, 가출을 한다든지, 부모에게 대드는 것은 모두 마음에 문제가 있는 것이죠. 대부분 아빠는 세상과 결혼하고 엄마는 아이를 소유하려는 집안의 아이죠. 마음의 병은 곧 뇌의 질환입니다. 병이 있으면 의사의 치료가 필요한데도 한국인은 종교인이나 윤리 상담소 등에서 시간을 허비합니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것도 빠르면 빠를 수록 효과가 좋습니다.”(김 원장)

현재 정신의학과 관련한 문제점을 짚는 부분에서는 이들은 날카로운 의사였다.

“정신과에 올 용기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자기 삶에 충실하려는 욕구가 강한 사람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이들은 존경받아야 합니다.”(이 원장)

“환자가 너무 늦게 정신과를 찾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는 것을 꺼린다든지, 가출을 한다든지, 부모에게 대드는 것은 모두 마음에 문제가 있는 것이죠. 대부분 아빠는 세상과 결혼하고 엄마는 아이를 소유하려는 집안의 아이죠. 마음의 병은 곧 뇌의 질환입니다. 병이 있으면 의사의 치료가 필요한데도 한국인은 종교인이나 윤리 상담소 등에서 시간을 허비합니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것도 빠르면 빠를 수록 효과가 좋습니다.”(김 원장)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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